(KT합병 1년)③이석채, 공기업 마인드를 깼다

by양효석 기자
2010.05.31 10:23:06

인사·조직·연봉제 혁신
이석채 회장 "타기업서 스카우트 욕심나게 만들어야"

[이데일리 양효석 기자] 이석채 KT 회장의 숙제는 과거 공기업 시절부터 이어져온 직원 마인드를 변화시키는 것이었다.

비즈니스 구조를 혁신하고 시장에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내놓아도, 이것을 운영하고 판매하는 직원들의 변화없이는 사업이 성공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시작한 첫번째 작업은 인사제도 혁신이다.

과거 일반직·연구직·별정직·지원직(기능직)으로 나뉘었던 직종구분과 2∼6급으로 분류된 서열식 인사 직급체계를 없앴다. 대신 철저한 연봉제를 실시, 급여수준에 따라 L(leader)-P(Professional)-S(Senior)-J(Junior)-A1(Assisstant1)-A2(Assisstant2)로 구분해 직위·직급을 분리시켰다.

또 3년간의 개인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포인트 승격제를 도입, 본사 직원을 우대했던 과거 인사평가 시스템을 폐지했다.

내부인력 시장을 열어 자유롭게 개인·부서간 의지에 따라 부서이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철저한 수요과 공급 논리를 바탕으로 한 HR-마켓플레이스다. 이러한 배치 시스템은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등 일부 회사에서 도입된 바 있는 검증된 시스템이다.

◇인력 슬림화

과거부터 KT(030200)가 해결하지 못한 숙제는 조직규모에 비해 큰 인력구조였다.

하지만 이 회장은 작년말 노조의 제안으로 5992명의 대규모 특별 명예퇴직을 단행했다. 더불어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을 위해 개혁과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직원에게 제 2의 인생 설계 기회를 제공했다.

대규모 명퇴는 신규인력 채용으로 이어져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2009년말 컨버전스 등 신사업 추진과 고객서비스 강화를 위해 KT는 700명 규모 신입·인턴사원을 채용했다. 올 상반기에는 핵심사업분야에서 이공계 석박사·대졸신입인턴 사원 약 300명을 신규 채용중이다.

또 올해 초 조직개편으로 본사조직을 슬림화 시켰다.



본사에 있던 700여명의 스탭을 포함한 3000여명을 고객접점에 전진 배치하고, 각 지사에는 변화와 혁신의 전도사 역할을 할 변화관리팀을 신설했다. 홈고객부문은 전국 326개 지사를 236개로 통폐합해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면서 영업과 기술역량을 갖춘 멀티플레이어를 양성하고 있다. 기업고객부문도 159개 법인지사를 125개로 조정, 새로운 기업시장을 신속히 발굴하도록 했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

"일하는 방식의 시스템화를 통해 시스템이 움직이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는 교육과 훈련이고, 다른 하나는 IT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석채 회장은 내부 회의중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강조했다. KT에서 일한 사실이 프리미엄이 되어, 다른 기업에서 스카우트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KT는 지난 2월 국내 최초로 업무관리시스템 WITH(Work Innovation To High performance)를 개발했다.

이를통해 KT 전체 업무의 80%나 달했던 체계화되지 못하고 기록으로 관리되지 못하는 업무들을 효율화할 수 있었다. 또 모든 업무 산출물을 온라인 저장함에 보관했다가 전사가 공유토록 해, 목표인식·책임규명·정확한 평가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IT를 활용한 화상회의 시스템도 도입했다.

2009년 1월부터 회장실 및 본사·사업부서 임원, 전국 42개 지역 마케팅·법인·네트워크운용단장실·주요 임원실에 화상회의 시스템을 설치해 수시로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KT는 화상회의 시스템을 전국 지사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KT는 국내·외 회의의 20%를 인터넷 화상회의로 대체할 경우, 탄소 배출감소 25만톤(53억원)·출장비용 절감(44억원)·업무생산성 향상(40억원) 등으로 연간 총 137억원 상당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분석중이다.

모바일 오피스를 통한 업무편의성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