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은행권 보호벽 허술..지원 더 늘려야"

by오상용 기자
2009.12.04 10:12:08

전문가들 "기대 못미친다..추가 지원불가피"
S&P, UAE 은행 신용등급 하향

[이데일리 오상용기자] 아랍에미리트연방(UAE) 정부와 중앙은행이 두바이월드 사태에 따른 UAE 은행권의 혼란을 막기 위해 더 많은 자금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신용평가기관과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두바이월드가 내놓은 260억달러 규모의 채무 재조정 결정은 두바이 정부 및 UAE 이웃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랬던 지역은행과 유럽계 은행들의 우려감을 자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두바이월드의 구조조정 발표 직후 UAE 중앙은행은 은행권에 500억디르함(136억2000만달러) 규모의 긴급유동성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두바이월드에 물린 UAE 은행권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금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제 금융업계의 한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는 "많은 지역 은행들이 높은 수준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면서 "당장은 괜찮을지 모르지만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UAE에 법인을 두고 있는 외국계 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 주말 동안 UAE 지역은행들에 대한 위험노출(익스포저)을 계산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면서 "최대 우려는 UAE의 은행부문"이라며 "나머지 모든 것은 2순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같은 우려감을 반영, 지난 2일 신용평가회사인 S&P는 두바이월드 관련 손실 우려로 국영은행인 에미리티NBD은행과 두바이 이슬라믹 은행, 그리고 UAE 최대 민영 은행인 마쉬레크은행에 대한 신용등급을 거의 투기등급 수준으로 낮췄다. 피치 역시 HSBC중동법인을 포함해 4개 은행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