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상용화 로보택시, 바이두 아폴로 타보니[신정은의 중국기업 탐방기]
by신정은 기자
2022.04.03 13:59:53
베이징 도심 60㎢ 누벼…요금 1800원부터
설계부터 완성차와 협업…외형 큰 차이 없어
올림픽 성화 첫 운반한 자율주행 로봇도 공개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바이두 아폴로 로보택시(중국명: 뤄보콰이파오)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승객께서 모니터에 있는 자율주행 모드 버튼을 누르시면 출발합니다.”
| 베이징 시내에서 운영 중인 바이두 로보택시. 사진=신정은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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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시내에서 남쪽으로 40여분 차를 타고 도착한 다싱구 이좡((亦庄)경제기술 개발구 내 바이두 아폴로파크. 최근 이곳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시작한 아폴로 로보택시를 경험해 볼 수 있었다. 한국이 조만간 서울 강남에서 로보택시 시범운행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져 기대는 더욱 컸다.
기자가 탑승한 차량은 중국 대표 자동차 브랜드 ‘훙치’(紅旗)의 전기차(EV)다. 뒷좌석에 탑승 후 안내대로 모니터에 있는 자율주행 모드 버튼을 누르자 ‘자율주행 모드 시작’이라는 음성이 나왔다.
주행을 시작한 지 몇 분 지나지 않아 도로에 물건을 싣는 트럭이 보였다. 로보택시는 곧바로 우회전 신호를 켜고 방향을 돌렸다. 모니터에는 사방에 있는 차량과 사람, 사물 등을 실시간으로 표시했다.
큰 길가에 들어서도 차량은 자연스럽게 주행했다. 도로에 차가 없는 오후 한가한 시간대이기도 했지만 차량 접촉이나 위험한 상황은 연출되지 않았다.
| 로보택시 안전요원이 주행 중 손을 내리고 모니터를 보고 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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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요원이 운전석에 앉아있기는 했지만 주행 내내 손을 무릎에 올리고 있었다. 간혹 “곧 유턴하니 쏠림에 주의하세요” 같은 주의사항을 알려주는 정도였다.
5km 정도 달려 목적지인 ‘윈청제’ 자율주행 정거장에 도착했다. 버스 정거장처럼 표지판도 있었다. 이좡 지역 60㎢ 자율주행 상용화 시범구역에는 이같은 아폴로 정거장이 600개에 이른다. 거의 100m 간격으로 로보택시 67대가 승객을 실어 나르고 있다.
바이두 지도 앱(APP)을 이용해 로보택시를 예약해보니 출발 및 도착 지점을 입력하면 예상 가격이 표시됐다. 기본요금은 중국 대표 차량 공유앱 디디추싱의 프리미엄과 같은 18위안(약 3400원)부터다. 5.5km 거리를 예약하니 원래 36위안이지만 프로모션 쿠폰을 사용해 4위안이면 이용할 수 있었다.
바이두는 지난해 11월말부터 이곳에서 전세계 최초로 로보택시 상용화 테스트를 시작했다. 바이두는 베이징 뿐 아니라 광저우, 총칭, 창샤 등 6개 도시에서 로보택시 시범 주행을 진행하고 있지만 상용화된 곳은 한 곳 뿐이다. 베이징 당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시점에 맞춰 인허가 절차에 속도를 내는 등 공격적으로 지원을 한 게 주효했다. 베이징 시가 적극 규제를 완화한 덕에 바이두는 베이징 시내 한복판에 세계 최초 인공지능(AI) 공원을 만드는 등 다양한 도전을 시도해왔다. 바이두 관계자는 “정부도 우리의 기술 발전을 지지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 바이두 지도앱을 통해 로보택시를 예약할 수 있다. 거리 및 예상 시간, 비용 등이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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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파크는 바이두의 자율주행 최대 연구개발 센터이기도 하다. 부지 면적 약 2만5000㎡으로 2020년 5월 문을 열었다.
첨단 기술 단지지만 화려한 건물이 아니라 창고를 개조한 큰 주차장 느낌이다. 아폴로파크 안에는 중국 브랜드뿐 아니라 링컨, 테슬라 등 글로벌 브랜드의 다양한 연구 차종이 보였다. 이곳에서 테스트하고 있는 차량만 300대에 달한다고 한다.
바이두 관계자는 “연구 차량을 고를 때는 개방성이 큰 차량을 선택한다”며 “아폴로 1세대는 2인석의 폴라리스를, 2세대는 바야디(BYD) 차량을 이용했으며 3세대는 링컨과 협업했다”고 말했다.
| 바이두 아폴로 4세대 조형도.레이다와 GPS 등이 도로 상황을 확인한다. 사진=바이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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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4세대부터는 훙치와 설계 단계 때부터 협업해 자율주행 센서들을 차량 내부에 장착하면서 외형적으로 큰 변화가 생겼다”며 “현재 로보택시로 이용 중인 5세대 ‘아폴로문’(Moon)은 겉으로 보기에 기존 차량과 크게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바이두는 베이치, 광치 등 다른 중국 로컬 브랜드와도 설계 단계 때부터 협력하고 있다.
5세대 아폴로문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성화 봉송에서 인력 수송용으로 활약했다. 아폴로문 옆에는 바이두가 ‘이동수단의 미래’로 제시한 자율주행 로봇이 보였다.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자율주행 성화봉송을 성공했던 그 차량이다. 겉모습은 투박한 직사각형의 상자같이 생겼다. 내부 모습은 공개하지 않았다.
바이두 관계자는 “이 기계는 차량이 아니라 로봇에 더 가깝다”며 “미래의 이동수단은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베이징동계올림픽의 성화를 수송했던 자율주행 로봇. 사진=신정은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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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전시관에는 바이두 아폴로의 여러 기술을 소개하고 있었다. 바이두 AI 음성인식 기술인 ‘샤오두’의 차량용 운영체제(OS) 설명 코너에는 아우디, 포드, 렉서스 등과 함께 현대자동차와 기아 로고도 보였다. 현대차는 중국 내에서 판매 중인 신차에 모두 바이두 AI를 탑재하고 있다.
2층으로 올라 가자 큰 전광판에 ‘안전 운행 1754일째’라는 글이 눈에 보였다. 바이두는 2023년까지 3000대의 로보택시를 제작해 30개 도시에서 운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바이두가 지방 정부에 지원하는 도로 교통 스마트 시스템도 볼 수 있었다. 신호등에 이 카메라를 설치하면 인공지능으로 교통 신호 위반 차량을 더욱 쉽게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교통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신호등을 조정할 수도 있다.
| 바이두 안내원이 차량용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테스트 하고 있다. 뒷 모니터에는 협력사로 현대차, 기아 로고가 보인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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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에서는 5세대 이동통신(5G) 클라우드 대리운전 테스트가 한창이었다. 성인 남성 10여명이 마치 레이싱 게임을 하듯 눈앞의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클라우드 기술을 이용해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원격으로 대리운전을 할 수 있는 기술을 테스트하는 것이다.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율주행차를 감독하는 역할이다. 미래에는 음주 후 대리기사를 한참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온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바이두 관계자는 “현재는 차량 한대에 한 사람이 담당하는 시스템이지만 기술이 개발되면 한 사람이 여러대의 차량을 제어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인건비와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 바이두 직원들이 원격 대리운전을 테스트 중이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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