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관료 금융권 재취업, 文정부서 26%↑…“관피아 청산 실패”

by김정현 기자
2021.10.05 09:22:24

[2021국감]
용혜인 의원, 금융사 164곳 대상 조사
경제관료 재취업, 朴정부 199명→文정부 250명
“관료·금융 카르텔 굳건, 경제금융개혁 어려워”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관료들의 금융권 취업이 박근혜 정부보다 25.6%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1 금융권과 저축은행 취업이 전 정권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자료=용혜인 의원실)
5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시중은행과 보험사, 저축은행, 증권사, 카드사 16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경제부처·기관 인사의 금융기관 취업은 박근혜 정부 시기인 2013~2016년 199명,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7~2020년 250명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는 39명에서 43명으로, 기재부를 비롯 한국은행, 금융위, 공정거래위, 국세청 등 주요 5개 경제부처·기관의 금융기관 취업도 같은 기간 102명에서 124명으로 늘었다.



금융기관 중에서는 1금융권과 저축은행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1금융권(17개사)의 경우 전 정부 대비 두배 가까운 89.2% 증가율이었다. 저축은행은 50명에서 72명으로 늘어 44.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증권사 취업자는 줄었고 보험사와 카드사로의 취업은 큰 변화가 없었다. 전 정부 시기에는 73개 업체가 경제부처·기관 경력자를 채용했는데 문재인 정권 들어서는 88개 업체로 늘었다.

금융권에 취업한 경력자들은 대체로 1-4급의 고위급 공무원인 것으로 용 의원은 분석했다. 일부 금융기관의 자료 협조가 원활하지 않아 절반 이상의 경력자의 퇴직 시 직급을 알 수 없었으나, 직급을 알 수 있는 경우 89%가 1-4급 퇴직자였다는 것이다. 용 의원은 “세월호의 교훈을 새겨야 할 문재인 정부가 느슨한 제도 개선으로 관피아·모피아 청산에 실패했다”며 “관료와 금융이 결탁한 카르텔이 굳건한 이상 경제금융개혁과 부패 청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1대 국회와 차기 정부는 “낙하산 방지, 이해관계자 이력 추적 및 공개, 공직자윤리법의 강화 등을 다각도로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