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21.01.03 13:00:00
앤트그룹에 "사업에 필수적이지 않은 투자 처분하라"
앤트그룹,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 등 23조원대 투자
마윈이 쌓은 금융제국 해체하고 中 공산당 지배력 강화
"달리는 말 마윈에 고삐"..중국 정부 주도 디지털위안화 강화 속내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마윈(馬雲)알리바바 창업주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알리바바의 금융그룹인 앤트그룹의 상장취소와 군기잡기식 면담 ‘웨탄’(예약면담)에 이어 이번엔 중국 당국이 앤트그룹이 보유한 일부 기업의 지분을 강제 처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마윈이 일궈놓은 ‘금융제국’을 해체하겠다는 얘기다.
지난 31일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SCRC)는 앤트그룹이 투자해 온 기술 및 핀테크 스타트업, 금융업 등의 지분을 강제 처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국은 ‘사업에 필수적이지 않은’ 투자지분을 판단해 강제처분을 할 계획이다. 다만 투자대상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중국 당국이 앤트그룹을 상대로 지배구조를 정리하도록 주문한 것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앞서 중국 인민은행(PBOC)과 은행감독위원회,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앤트그룹의 비즈니스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앤트그룹이 보유한 외부 투자는 216억달러(23조5000억원), 총 81건으로 이 중 174억달러(19조원), 55건이 중국 내 기관 및 기업이다. 여기엔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 중국 공유자전거업체 헬로바이크, 중국우정저축은행 뿐만 아니라 다수의 암호화폐 및 핀테크 업체들이 포함돼 있다. 외신들은 이미 헬로바이크 지분 매각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국가가 한 기업이 투자한 자산을 강제로 매각하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앤트그룹을 현재 체제에서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토록 하면서 매각 정리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다.
게다가 앤트그룹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며 자본을 확충할 때, 중국의 연기금이나 중국국제투자공사(CICC)가 참여해 앤트그룹의 정부 지배권을 강화할 수 있다. 이미 주국 연기금이나 CICC 등은 앤트그룹의 주요 주주들이다. 증자를 통해 앤트그룹의 지배력을 확대, 기존 투자를 매각하거나 향후 기업 전략을 좌지우지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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