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증후군, 세대별로 천차만별

by이순용 기자
2016.02.03 09:07:24

명절을 준비하는 중·장년층 여성은 무릎, 남성은 허리 조심해야
우울·무기력함을 느끼는 노인명절증후군, 건강 약차로 해소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로 손꼽히는 설날이 다가오고 있다. 명절은 자녀들에게는 ‘노는 날’, 중·장년층에게는 ‘바쁘고 힘든 연휴’, 노인들에게는 오랜만에 온 가족을 보는 ‘반가운 날’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명절증후군은 명절을 준비하는 주체인 중·장년층에게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증후군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화되면서 명절증후군은 세대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각 세대에 따른 명절증후군의 사례와 예방법에 대해 창원자생한방병원 송주현 병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정체된 도로에서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10-20대, 일자목 주의

자녀 세대는 정체된 고속 도로 차 안에서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스마트폰을 본다. 예전에는 음악을 듣거나 자는 것 외에는 차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지만, 현재는 스마트폰으로 TV, 영화, 친구들과의 게임, 채팅까지 실시간으로 가능하다. 따라서 긴 이동 시간에 지친 자녀들은 폰이 뜨거워 질 정도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그러나 장시간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목뼈를 일자목의 형태로 만들고, 심할 경우 목 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201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목 디스크 환자는 약 90만명으로 5년 전보다 약 30% 증가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젊은 연령층에서도 목 디스크 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데, 명절 기간에는 자녀들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더 길어져 주의가 필요하다. 창원자생한방병원 송주현 병원장은 “명절 내내 스마트폰을 보는 경우, 의식적으로 고개를 젖히거나 돌리는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며 “스스로 목과 어깨를 마사지해 근육이 뭉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바쁜 중·장년층 여성은 무릎 관절, 남성은 허리 조심

중·장년층은 여전히 음식을 준비하고, 장시간 운전을 도맡아 하는 명절증후군의 대표 세대이다. 이들은 명절 음식을 준비하고 장시간 운전하게 되는 주체인데, 성별에 따라 맡은 업무가 달라 그에 따른 통증도 다르게 나타난다.

먼저 여성의 경우에는 주로 명절 음식 장만을 장시간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 하게 된다. 하지만 오랜 시간 쪼그려 앉아 있다가 일어나는 자세를 반복하게 되면, 무릎을 펼 때 관절에 가해지는 부하가 체중의 9배, 쪼그려 앉아 있을 때는 7~8배나 높아 무릎의 연골과 인대에도 무리를 주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 준비는 되도록 바닥이 아닌 식탁에 앉아 하고, 1시간에 1번씩 손목과 무릎 관절 등을 위한 스트레칭을 해주어야 한다.



음식 장만 후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설거지가 시작 된다. 설거지 할 때에는 싱크대와 허리 높이를 맞추는 것이 중요한데, 키가 큰 사람은 양 발을 넓게 벌려 허리를 숙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키가 작은 사람은 발 받침을 두고 설거지를 하는 것이 좋은데, 발 받침은 짝다리로 장시간 설거지를 하는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다. 주방에서 장시간 서서 일할 때, 바닥에 목침을 놓고 한쪽 다리를 번갈아 올렸다 내리는 등의 자세를 취하면 허리에 무리가 덜 간다.

송주현 병원장은 “명절에 대량 음식장만과 설거지로 무리하게 되는데, 명절 이후에는 따뜻한 물로 반신욕을 하거나 수건을 덥혀 통증이 나타나는 관절부위에 찜질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남성의 경우에는 정체된 고속도로 차 안에서 장시간 운전을 하게 된다. 이 때 잘못된 자세나 긴장된 상태로 운전을 하게 되면 허리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엉덩이를 쭉 빼거나 몸을 옆으로 기울이는 등 장시간 운전에 자세가 흐트러지면, 척추 내 압력이 높아지면서 허리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휴게소를 자주 들러서 휴식을 취하거나,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굳은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고, 얇은 쿠션을 허리에 받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명절 후 나타나는 노인명절증후군, 건강 약차로 해소

작년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9월 관광통계’에 따르면, 국민 해외여행객은 추석 연휴 등의 효과로 전년 동월 대비 14.4% 증가한 151만1657명이 출국했다. 이처럼 명절의 새로운 문화가 있다면, 그건 바로 ‘해외 여행’이다. 길어진 연휴에 여행을 떠나는 가족이 많아지면서, 연로한 노인들은 혼자 명절을 지내게 된다. 여행이 아니더라도, 짧은 명절 동안 잠시 북적거리다 일상으로 돌아가면 노인들의 공허함은 배가 된다. 이를 ‘노인명절증후군’ 이라고 한다.

노인명절증후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자식들이 부모님께 자주 전화를 하거나, 안부를 물으며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만약 자신의 부모님이 우울증, 무기력을 호소하고 불면증에 시달린다면, 대추차를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추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아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데, 몸이 차거나 기력이 약해 잠이 오지 않는 노인성 불면증에 좋다. 또한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타나는 기력 약화, 불안, 스트레스에도 효과가 있다. 기름진 음식과 술로 명절을 보낸 후에는, 몸의 대사순환과 해독을 돕는 ‘우엉차’가 좋다. 우엉차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노인성 변비 예방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