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北대표단에 비상한 관심…"남북관계 돌파구"

by이정훈 기자
2014.10.05 15:29:55

깜짝방문에 놀라움..WP "朴대통령 요청에 北 화답"
김정은 부재엔 "자리위협 방증" VS. "체제안정 자신감"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당비서, 김양건 대남담당 비서 등 북한 고위대표단이 한국을 전격 방문한데 대해 외신들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며 남북관계 개선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4일(현지시간) 북한 2인자를 포함한 최고위급 인사들의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이는 5년여만에 처음있는 일로, 이례적이면서도 사전에 통보되지 않은 깜짝 방문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양국이 이달말 2차 고위급 회담을 열기로 한데 대해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그동안 북한측에 지난 2월 이후 중단된 고위급 회담 재개를 꾸준히 요청해온데 대해 북측이 화답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러시아 출신으로 평양에서 수학했던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WP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는 과거에 전혀 전례가 없었던 일”이라며 “분명 대단한 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AP통신도 “북한 핵심인사들이 한국을 깜짝 방문했다”면서 “5년 만에 남북 간 가장 높은 수준의 고위급 대화가 성사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북이 수개월간 긴장을 이어온 터라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는 낮지만 고위급 회담이 열린다는 점에서 방문 그 자체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 아사히신문도 “이번 방문이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관계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인터넷판인 신화망도 “북한이 이번에 실질적 행동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중요한 일보를 내디뎠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달 3일 이후 공개활동을 하지 않아 건강상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번지는 와중에 이번 방문이 이뤄진 점에 주목했다.

이 때문에 일부 외신에서는 김정은 위원장과 관련된 다양한 분석도 내놓았다.

미국 CNN은 “김정은 위원장은 꼭두각시일 뿐이며 그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영국내 최고의 북한 전문가로 꼽히는 애덤 캐쓰카트 리즈대학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지도부가 최근 몇년새 스포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스포츠를 주요 외교 채널로 활용해왔는데, 이런 노력이 이번 전격 회동을 가능케한 원동력”이라고 풀이한 뒤 “그 만큼 김정은 체제가 안정돼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며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이번 북한 대표단의 방한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미국은 남북관계 개선을 지지한다”는 짧은 논평을 내놨다.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은 “적극 환영한다”며 특히 2차 고위급 회담을 열기로 한 데 대해서도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