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女人…운명의 굴레에 빠지다
by노컷뉴스 기자
2008.03.04 11:08:00
[노컷뉴스 제공] 지난해 말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햄릿'을 뮤지컬로 만든 체코 뮤지컬이 한국어 버전으로 국내에 선보였다.
2000년 초연 이후 1천만 명 이상을 동원한 이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가 점령한 한국 뮤지컬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줬고, 이제 또 한 번의 업그레이드를 거쳐 시즌2 공연에 들어갔다.
'사랑'에 초점을 맞춘 오리지널 버전과는 달리 '욕망과 파멸'이라는 주제로 재해석된 '햄릿' 시즌2는 셰익스피어 원전의 주제의식을 더욱 충실하게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두 명의 '거투르드' 강효성과 김영주가 서 있다.
'햄릿'의 어머니로, 왕위를 노리고 남편을 독살한 시동생과 결혼하고 끝내는 목숨을 잃게 되는 비운의 왕비를 연기하는 두 여배우의 인상은 '카리스마'로 대변된다.
뮤지컬 경력 27년의 강효성과 12년 경력의 김영주는 한국뮤지컬대상에서 각각 여우주연상과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한국 뮤지컬의 오늘과 내일을 책임진 대표적인 여배우다.
무대를 단숨에 장악하는 강렬한 연기와 호소력 넘치는 노래는 관객을 작품 속으로 빨아들이는 강한 흡인력을 발산한다.
각기 다른 색깔로 작품의 비극적인 색채를 더욱 짙게 만드는 두 배우는 "너무 어렵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더 많이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강효성·김영주 인터뷰 동영상]
강효성은 '햄릿'에 대해 "인간의 내밀한 곳에 잠재한 욕망과 그로 인한 파멸을 그린 작품"이라며 "영주는 중저음의 안정된 목소리로 무대에 서 있기만 해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배우"라고 후배 칭찬에 여념이 없었다.
김영주도 "효성 언니는 끝없이 자신을 갈고 닦아나가는 두 말이 필요없는 최고의 배우"라면서 "이 나이에 이런 S라인을 유지하다니 정말 부럽다"라며 좌중을 웃겼다.
강효성, 김영주가 발견한 '햄릿'의 아름다움은 슬픔에서 온다.
격정과 욕망의 에너지가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결국은 '무(無)'의 결말이 찾아오는 과정이 가슴을 아리게 하는 슬픈 울림을 다가온다는 것.
강효성은 "뮤지컬 '햄릿'은 허무를 체감한 뒤 그에 가려진 삶의 빛을 이야기하고 있다"라며 "배우로서도 욕심 나는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말했다.
김영주는 "비극이 주는 슬픔을 통해 인생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며 "보이는 그대로 느끼는 그대로 진솔한 마음으로 공연을 감상해 달라"고 부탁했다.
서로 다른 열정과 개성으로 객석을 사로잡는 강효성, 김영주 두 배우의 에너지는 다음 달 5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내 극장 용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