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위기 `내년엔 2차 파동 온다`-WSJ

by김국헌 기자
2007.11.26 10:54:40

내년 변동금리 모기지 3620억弗, 금리 인상 예고
美 대선 주요쟁점화..정가, 변동금리 동결 압박 전망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올해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가 내년에 더 나빠질 것을 각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채무불이행과 주택차압 뒤에 변동금리 모기지의 금리 인상 도미노가 도사리고 있어, 내년 미국의 의회 선거와 대선에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미국인은 이자 부담이 늘고, 은행은 대출금리 동결 압박을 받는 등 2차 파동이 올해보다 더 만만치 않은 위기가 될 것이라고 WSJ은 우려했다.



▲ 주택 매각 표지 위에 빨간 글씨로 붙은 차압 딱지.
올해 부실 처리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가운데 절반 이상이 변동금리 재심사를 받기 전에 채무불이행과 주택차압 과정을 겪었다.

주택가격이 떨어지고, 모기지업체들은 대출 상환에 급급해 모기지 발행에 냉담하면서 미국인들이 유리한 입장에서 대출금리를 재조정하거나 대출을 갈아타기 어려워진 것.

아메리카은행(BOA)은 내년 변동금리 서브프라임 모기지 가운데 3620억달러 정도의 모기지가 대출금리를 올려야 할 것으로 추산해, 아직도 상당한 파장이 남아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4분기 중에만 850억달러 규모의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변동금리를 인상하고 있고, 내년 1분기에도 비슷한 규모의 모기지가 변동금리 재조정 과정을 겪을 전망이다.



이밖에 변동금리 모기지 가운데 서브프라임을 제외한 모기지 1520억달러가 내년에 대출금리 재조정 과정을 겪을 전망이어서 내년을 더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년 재조정될 모기지는 30년물 중 2년간 고정금리로 운용되다가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2-28 론`이다. 랜달 크로즈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는 2-28 론 대출 2년까지는 7.0% 이자를 받다가 2년 뒤 금리를 9.5%로 올려받는다고 지적했다.

미국인은 이자비용으로 평균 350달러를 더 지불하게 되면서 더 많은 모기지가 채무불이행 위험에 몰리거나 주택차압 과정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모기지은행연합회(MBA)는 올해 135만채가 주택차압 과정을 겪고, 내년에는 144만채가 같은 길을 걸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2005년 70만5000채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이 때문에 은행들이 시장에 매물로 나온 주택의 45%에 달하는 차압 주택을 주택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베어스턴스는 우려했다.



내년 의석과 대통령직을 두고 표심 잡기에 나설 미국 정가는 길거리로 내몰리는 미국인들을 구제하기 위해 변동금리를 인상하지 못하도록 은행들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전망했다.
 
헨리 폴슨 재무부 장관과 실라 베어 연방예금보험공사 의장은 모기지업체들을 상대로 변동금리 모기지 심사를 개별적으로 하기 보다 묶어서 한 번에 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 건건이 할 경우에 대출자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소지가 높기 때문이다.   

또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미국 최대 모기지업체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 등 주요 모기지업체들 네 곳과 손을 잡고 변동금리를 동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