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n번방 아니면 열린민주당 공천"...주진형 논란 비꼬아

by박지혜 기자
2020.03.24 08:44:4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진중권 동양대 전 교수는 음주운전 등으로 논란이 된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전 사장을 비례대표 후보로 내세운 열린민주당을 겨냥해 “아마 n번방(성 착취 영상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출입하는 정도가 아니라면 그 당에서 공천받는 데 아무 지장 없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진 전 교수는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열린민주당 당규에서는 병역기피 및 음주운전 등 사회적 지탄을 받은 비리가 있는 사람은 공직 선거 후보자가 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제 그 당의 후보로는 부동산 투기범, 사문서 위조범, 블랙리스트 작성범만 남았나”라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조국이 기준을 끌어 내려놔서 그 당에서 부동산 투기나 사문서 위조나 블랙리스트 따위는 아예 ‘사회적 지탄을 받은 비리’에 속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열린민주당 게시판에서 주 전 사장의 음주운전 등 고백에 대해 “딱 한 번이면 실수”라는 반응이 나온 데 대해 “딱 한 번이면 ‘실수’가 아니라 ‘초범’이라 부르는 거다. 요즘 언어가 너무 혼란스러워졌다”고 비판했다.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전 사장이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앞 계단에서 열린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자 출마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주 전 사장은 음주운전 이력과 아들의 국적 포기 사실을 밝혀 논란이 됐다.

주 전 사장은 열린민주당 홈페이지에 올라온 후보 소개 영상에서 ‘문제가 되는 개인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2007년과 2008년 사이에 음주운전으로 면허 정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딸의 국회 의원실 인턴 근무 사실도 밝히며 “둘째 딸이 고등학교와 대학을 미국에서 다니고 졸업 후 한국에 들어왔는데 아무런 연고도 없어서 당시 제 친구인 박선숙 의원에 이야기해서 (의원실) 인턴 자리가 비어 있느냐고 물었다”며 “내 딸이 인턴 취직하는 게 반칙이냐고 했더니 아니라고 해서 국회 인턴으로 재직 중”이라고 전했다.



손혜원 무소속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이 이끄는 비례정당 열린민주당은 당규에 공직선거 후보자의 부적격 심사 기준으로 ‘병역기피, 음주운전, 세금탈루·성범죄 등 사회적 지탄을 받는 중대한 비리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를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주 전 사장이 비례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열린민주당의 비례후보 1번은 김진애 전 의원, 2번은 최강욱 청와대 전 공직기강비서관으로 결정됐고 3번에는 교사 출신 강민정 씨가, 4번에는 김의겸 청와대 전 대변인이 자리했다.

그 다음으로 주 전 사장과 황희석 법무부 전 인권국장,이지윤 서울시설공단 전 이사장 등이 뒤를 이었다.

열린민주당은 열린공천 선거인단 3만1000여 명과 당원 2만5000여 명 등 총 5만7000여 명의 선거인단의 투표를 통해 이 같은 비례후보 명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열린민주당은 당초 지난 23일 오후 비례후보 경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일부 후보들이 이의를 제기되면서 발표가 늦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열린민주당은 24일 중앙위원회 회의를 열어 찬반투표를 통해 비례대표 후보명단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