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에 연천·파주·철원 고가 낙찰 속출

by정다슬 기자
2018.05.13 14:22:47

△지난 2일 의정부지방법원에서 경매가 진행돼 9명이 응찰한 끝에 감정가의 124%인 9770만원에 낙찰된 경기도 연천구 왕징면의 임야 전경[사진=지지옥션 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에 이어 다음 달 12일로 북미 정상회담까지 확정되면서 법원 경매시장에서도 접경지역 토지들이 고가 낙찰되고 있다. 분묘가 있어 개발이 어려운 땅,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 있어 실사확인조차 어려운 땅들도 남북 관계 완화에 따른 땅값 상승 기대감에 높은 가격에도 팔려나가는 형국이다.

13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2일 경매가 진행된 경기도 연천군 왕징면의 한 임야는 첫 경매에서 감정가(7868만 5000원)의 124%인 9770만원에 낙찰됐다. 이 임야는 민통선 내에 있는 데다가 분묘가 여러 기(基) 있어 평소 같으면 수차례 유찰되고도 남았을 토지다. 그러나 이날 경매에서는 9명이 입찰에 나서면 유찰 한 번 없이 주인을 찾았다.

지난 8일 경매에 부친 연천군 왕징면의 민통선 일대 잡종지는 10명이 공동소유 형태로 감정가(3억 1830만 7700원)의 119%인 3억 8010만원에 낙찰받았다. 이 물건은 지난달 3일 진행된 경매에서 한 차례 유찰됐으나 두 번째 입찰에서는 치열한 경쟁 속에 결국 감정가를 훌쩍 넘어서는 가격에 낙찰됐다. 이 토지는 최외곽 경계선으로부터 300m 이내 지역인데다가 주택 등 건축물의 신·증축이 금지되는 지역이다. 또 일부 맹지로 개발도 쉽지 않다.



경기도 파주시와 강원도 철원군 등지의 부동산도 낙찰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9일 경매 진행된 파주시 월롱면의 논은 한 차례의 유찰 없이 감정가(1749만 3000원)의 105%인 1845만 2500원에 주인을 찾았다. 또 강원도 철원군 밭 역시 지난 4일 첫 번째 경매에서 감정가(5621만 4750원)보다 비싼 6261만 9990원에 팔렸다.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토지 활용성이 떨어져 장기간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경매가 취소된 물건들마저 최근 낙찰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여유 자금으로 진행하는 묻어두기식 투자가 아닌 이상 개발이 어려운 땅까지 고가에 매입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