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강경대응' 남궁연, 5번째 피해자 등장에 돌연 침묵

by장병호 기자
2018.03.08 09:00:48

또 다른 피해자, 수십 차례 성폭력 피해 주장
남궁연 성폭력 현장 목격한 남성 증언도 나와
고소장 제출하겠다던 남궁연 측 '묵묵부답'

음악인 남궁연(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음악인 남궁연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가 또 등장했다. 피해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며 강경대응 입장을 보였던 남궁연 측은 5번째 피해자의 등장에 돌연 침묵하고 있다.

7일 SBS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 E씨는 2000년대 중반 남궁연이 일할 기회를 줘 그를 만났다. 어느 날부터 업무를 이유로 집으로 불러들이더니 지압과 치료를 핑계로 신체 접촉을 시작했다고 폭로했다.

E씨는 남궁연의 추행이 유사 성행위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성폭력을 거부할 경우 일도 꿈도 포기해야 해서 무력하게 강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도 했다. 견디다 못해 일을 그만둔 E씨는 지금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씨가 폭로에 나선 것은 앞서 4명의 피해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E씨는 방송을 통해 지금껏 두려움 속에 살았지만 앞선 폭로자의 용기 덕분에 미투에 동참하며 피해자가 침묵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남궁연의 성폭력 현장을 목격한 남성의 증언도 나왔다. 이날 JTBC 보도에 따르면 남궁연과 친분이 있었던 한 남성 목격자는 피해 여성들이 겪은 정황과 유사한 이야기를 했다. 이 남성은 남궁연이 여성의 나체 사진을 찍은 카메라를 보여줬다는 말도 덧붙였다.

남궁연은 지난달 2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미투’ 글을 통해 성폭력 의혹에 휘말렸다. 이에 남궁연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며 강경대응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입장 표명 전 남궁연의 아내가 피해자를 회유하려고 한 전화통화 녹취도 공개돼 논란을 키웠다.

이후 3명의 피해자가 추가로 등장했음에도 남궁연 측은 강경대응 입장을 고수했다. 7일 피해자들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제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데일리는 5번째 피해자와 남성 목격자의 증언에 대한 남궁연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8일 법률대리인인 진한수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고 문자를 남겼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피해자들은 연대를 통해 남궁연과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우리가 당한 일은 사실이자 진실이기에 끝까지 싸우겠다”면서 남궁연이 고소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설 의사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