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에너지저장장치 시장 글로벌 강자로 '우뚝'
by성문재 기자
2014.09.21 15:25:41
獨 ESS사업 배터리 공급..60조 시장 선점 청신호
"진보된 실증경험 축적..마이크로그리드도 공략"
[이데일리 정태선 성문재 기자] 세계 에너지저장시스템(ESS)분야 1위 업체인 LG화학이 독일 최대 ESS 구축사업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낙점됐다. 시장 1위 지위를 확고히 하는 것은 물론 초기 단계인 ESS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실증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다.
환경선진국인 유럽연합(EU)에서 혁혁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LG화학(051910)은 이 여세를 몰아 2위 업체 삼성SDI(006400)의 맹추격을 따돌리고 ‘폭풍성장’이 기대되는 ESS 시장에서 절대강자로 부상한다는 전략이다. 세계 ESS 시장 규모는 오는 2020년 6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미래가 유망하다.
LG화학이 이번에 수주한 ESS는 독일 최대인 10.8MWh급으로 해당 지역의 약 2000가구가 하루 동안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LG화학은 올해말까지 독일 브란덴부르크주(州) 펠트하임 지역에 구축중인 ESS에 리튬이온배터리를 공급하고 내년 1분기까지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친환경 발전원만으로 전기와 난방 등에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를 자급하는 도시 펠트하임은 세계가 에너지의 미래상으로 주목하고 있는 곳이다.
권영수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은 “LG화학의 배터리를 통해 에너지의 미래상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더욱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해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LG화학의 배터리가 탑재된 ESS를 볼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이번에 설치되는 ESS는 풍력, 바이오매스, 태양광 등 환경에 따라 불규칙적으로 생성되는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안정화시켜 전력망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LG화학은 한층 진보된 실증경험을 쌓게 됐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재 ESS시장은 초기 단계인 만큼 기술력의 차이는 미미하며 얼마나 많은 실증경험을 갖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 시장 공략에서도 한층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소규모 독립형 전력망으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원과 ESS가 융·복합된 차세대 전력 체계다. 도서지역이나 오지·사막지역이 많거나 독일처럼 탈(脫)원전을 추진하는 여러 국가에서 향후 대규모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
| 2014년 판매용량 기준 ESS 업체별 순위(단위: MWh, 출처: B3 2014년 1분기 보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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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ESS 시장에서는 아시아 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위 자리를 놓고 삼성SDI, 중국 BYD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LG화학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파트너들과 구축한 유럽내 최강의 ESS 비즈니스 생태계를 바탕으로 선두 굳히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지난 2011년 세계 최대 전력엔지니어링 회사인 스위스 ABB, 2012년 태양광 분야 글로벌 리딩기업인 독일 IBC솔라,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태양광 인버터 회사인 독일 SMA에 ESS용 배터리를 공급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네비건트리서치는 지난해 4월 LG화학에 대해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을 동시에 만족시켰다”며 “LG화학은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와 마케팅 부문에서 북미, 유럽, 한국에서 상당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네비건트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ESS 시장은 지난해 16조원에서 오는 2020년 58조원 규모로 연평균 53%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