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음식의 재발견… 게국지, 우럭젓국
by조선일보 기자
2009.05.28 12:00:00
[조선일보 제공] "냄새가 벌쿰벌쿰 하쥬? 젓국이 원래 그래유."
누가 충청도 음식이 (맛)없다 했던가? '곰섬나루'는 충남, 더 정확하게 태안 토속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다. 식당 '공동주인' 중 하나인 강순옥씨는 "도시 학생들 체험 프로그램을 하면서 전통음식을 냈는데, 한번쯤 내서 해도 되겠다 싶어서 열었다"고 했다. 강씨네 등 태안 남면 신온리 농가 넷이서 일을 벌였다.
도시 사람들이 가장 즐겨 찾는 메뉴는 '간장게장'(1인분 1만원, 2인분 이상 주문 가능)이나, 이 지역의 가장 토속적인 음식을 꼽으라면 '우럭젓국'(대 3만원)과 '게국지'(7000원)이다. 우럭젓국은 바다를 끼고 사는 태안을 대표하는 음식. 강씨는 "우리 동네에서는 제사상에 우럭포를 무조건 올려야 할 만큼 중요하게 여겼다"고 했다. 포를 떠서 소금에 절였던 우럭을 쌀뜨물에 끓이다 마늘, 무, 쑥갓 따위를 넣고 팔팔 끓이면 끝. 싱거우면 까나리액젓으로 간 한다. 맵지 않고 찝찔하면서 개운하게 시원하다. 속이 확 풀리는 것이 해장용으로 딱일 듯싶다. 살짝 올라오는 비린내만 빼면 대단히 세련된 맛이다.
게국지는 간장게장 국물에 배추를 김치 담그듯 숙성시켰다가 "풍풍 빻은 고춧가루를 넣고" 김치찌개 끓이듯 끓인다. 맵지 않으면서 더 시원한 김치찌개랄까. 설탕을 전혀 넣지 않았는데도 희한하게 달다. 강씨는 "게에서 우러나온 맛"이라고 했다. 강씨는 "게국지는 3년 된 걸로 해야 맛이 나는데 다 나갔다"면서 기사에 쓰지 말라고 했다. "반찬 별거 없슈"라며 내놓은 말린 숭어구이, 설탕에 절여 달콤하면서도 씹으면 짠맛이 나는 함초절임, 곤쟁이(새우의 일종)젓도 보통 맛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