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권영건 마이애셋자산운용 신임 대표

by조진형 기자
2005.09.05 12:30:03

증권사 조사·국제부, 벤처캐피탈등 섭렵
자산운용업계 새바람 예고.."수익률로 승부할것"
환경펀드등 특별자산펀드에 집중..적립식도 준비

[이데일리 조진형기자] "노후대비에 대한 염려 붙들어 매십시오.저희가 책임지겠습니다"

지난주 마이애셋자산운용의 대표이사(사진)로 임명된 권영건 사장의 첫 일성이다.

권 사장은 마이에셋이 그동안 기관위주의 영업을 해왔으나 앞으로는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영업을 크게 확대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다채로운 이력을 가지고 있다. 영문학을 전공했고 증권 유관기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증권사, 투자자문사, 벤처캐피탈까지 두루 거쳤다. 

80년대초까지 증권금융을 다니다 돌연 사표를 던지고 한국외대 통역대학원에 들어갔다. 졸업 후 그가 다시 찾은 곳은 증권사다. 당시 증권사에 가졌던 막강한 영향력을 가졌던 증권금융을 그만두고 증권사에 취업한 것이 의아스럽지만 그에게는 뚜렷한 확신이 있었다.

권 사장은 "갈수록 정체되는 조직에 염증을 느껴 증권금융을 떠났지만 자본시장이 발전할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증권사로 다시 들어가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15년간 증권사 조사부와 국제부에서 이름을 날렸다. 한때 `미다스의 손`라고 불리기도 했다.

외환위기 이후 그는 증권사 생활을 청산하고 투자자문사를 세워 경영자의 길로 들어섰다. 당시 비교적 큰 자문회사였던 대유투자자문을 인수합병(M&A)하면서 주목을 받았고, 선물·옵션에 특화된 파생상품에 주력하면서 짭짤한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그는 그러나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지난 2000년에는 코리아21 벤처캐피탈을 설립하고 회장을 맡았다. 당시 코스닥이 바닥을 찍었다고 보고 벤처캐피탈 영역으로 발을 뻗은 것이다.

권 사장은 "15% 가량의 수익률을 거두던 투자자문사가 2001년 9·11 테러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파생상품 수익률이 급락했고, 코스닥 시장이 더욱 침체되면서 벤처캐피탈도 쉽지는 않았다"면서 지난날의 성공과 시련을 풀어놨다.

성공과 시련 뒤에 그는 항상 증권사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새로 뜨는 영역에 접목시키는 데 노력했다. 상품개발과 M&A, 기업분석 등등. 증권금융을 뛰쳐나왔듯 그는 항상 새로운 영역을 주목했다. 



그러던 그가 끝내는 자산운용업에 까지 발을 디뎠다.

권 사장은 "국내 자산운용업은 이제 시작 단계를 거치고 있다"면서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쟁이 치열해진 이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업계 순위도 수탁액도 중요하지 않다"면서 "수익률로 승부해 알짜배기 운용사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중소형사가 가지는 한계를 잘 인식하고 있었다. 우선 다양한 특별자산펀드를 개발하는 데 주력해 차별화된 위상을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애셋은 그동안 부동산펀드 등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지난해에 업계 선도적으로 부동산 펀드를 내놓아 수탁액이 현재 1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부동산 펀드 덕에 회사 수익도 50% 이상 늘었다.

권 사장은 "부동산 펀드와 함께 엔터테인먼트 펀드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면서 "현재 드라마에 투자하는 엔터테인먼트 2호 펀드를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아직 자세히는 밝힐 수 없지만 업계 최초로 환경관련 펀드를 10월 중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귀뜸했다. 이렇게 일단 회사 수익기여도가 높은 특별자산펀드에 공을 들인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개인투자자 대상의 적립식 펀드도 올해안에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마이애셋이 기관투자자 위주의 영업을 했지만 향후에는 개인투자자들도 주요 타겟으로 공략한다는 것이다.

그는 "외국계가 약진하고 날로 치열한 경쟁으로 돌입하면서 특화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면서 "회사와 투자자 모두에게 고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그의 휴대전화는 끊임없이 울려댔다. 그의 대학 강의 관련 전화내용이 귀에 들려왔다. 서울산업대학과 강의 교재와 시간을 조율하는 내용이었다. 그는 증권사 시절부터 전공인 영문학을 살려 겸임교수를 하고 있다.

항상 변혁을 겪는 영역에 뛰어드는 용기와 힘의 원천이 꾸준한 연구와 새로운 세대에 대한 교감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 1956년 9월생
- 대광고 졸업(75년)
- 연세대학교 영어영문과 졸업(79년)
- 한국외국어대 통역대학원 졸(84년)
- 한국증권금융 조사기획실(79~82년)
- 쌍용투자증권 경제연구소, 국제부차장(84~93년)
- 동아증권(93~98년)
- 한국21에셋 대표이사(98년)
- 대유투자자문 대표이사(99년)
- 코리아21벤처 캐피탈 대표이사(01년)
- 서울산업대학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