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아나킴, 4년 만 신작 ‘SWAN’으로 컴백

by이윤정 기자
2025.03.17 09:05:02

플루트와 퍼포먼스, AI 기술의 혁신적 조화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플루티스트 비비아나킴이 4년 만에 신작 ‘SWAN’으로 돌아왔다. 이번 작품은 단순한 연주 앨범이 아닌, 클래식 음악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플루트 연주와 퍼포먼스 그리고 AI 기술이 결합된 혁신적인 예술 작품으로 탄생했다.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그 이상을 담아낸 SWAN은 클래식 음악의 경계를 허물고 다차원적인 감각을 자극하는 새로운 형태의 예술을 선보인다.

비비아나킴에게 음악은 청각적인 경험에 국한되지 않고 소리, 움직임, 감정, 그리고 시각적 요소까지 결합된 총체적인 표현이다. 클래식 음악이 가진 전통적 형식에 도전하며, 보다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방식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것이 그녀의 핵심 철학이다.

이번 SWAN에서도 그녀의 예술적 정체성은 더욱 뚜렷하다. 백조의 서사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그녀는 연주와 함께 몸을 움직이며 음악적 흐름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다. 초반부의 유려하고 섬세한 플루트 선율은 점차 강렬한 리듬으로 변하며, 그녀의 퍼포먼스 역시 음악과 조화를 이루며 변화한다. 비비아나킴의 움직임은 단순한 안무가 아닌, 음악적 감정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또 다른 언어가 된다.

또한 SWAN은 음악뿐만 아니라 비주얼 아트에서도 혁신을 시도했다. 장제희 감독이 연출한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AI 기술팀 ‘TEAM ZERO’와 협업하여, 최첨단 3D 그래픽을 활용한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AI는 비비아나킴의 실제 퍼포먼스를 분석하고, 그녀의 동작을 바탕으로 백조의 움직임을 더욱 정교하게 재현했다. 이로 인해 현실과 가상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공연이 탄생했으며, 클래식 음악의 무대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례 없는 시도가 됐다.



특히, AI 기술이 단순히 배경을 장식하는 요소가 아니라, 그녀의 예술적 표현을 한층 더 강화하는 방식으로 활용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비비아나킴의 연주에서 영감을 얻은 AI 그래픽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물며, 관객에게 더욱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SWAN에서 백조는 기존의 순응적인 존재가 아니다. 전통적으로 희생과 운명을 받아들이는 존재로 묘사되던 백조가, 흑조와 적조로 변하며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는 강인한 존재로 거듭난다. 이러한 서사적 변주는 비비아나킴의 음악적 해석에서도 그대로 반영된다.

초반부의 맑고 투명한 플루트 소리는 점차 격정적인 리듬과 역동적인 멜로디로 변화하며, 백조의 자유를 향한 투쟁과 해방을 형상화한다. 그녀의 연주는 단순히 감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감정을 전달하고 스토리를 직관적으로 느끼게 만드는 도구가 된다. 이를 통해 SWAN은 단순한 음악을 넘어, 하나의 서사가 있는 예술 작품으로 완성됐다.

비비아나킴은 이번 SWAN을 통해 클래식 음악이 단순한 연주에서 벗어나, 퍼포먼스와 비주얼 아트를 결합한 다차원적인 예술로 진화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녀의 시도는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젖히며, 연주자의 역할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