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피용익 기자
2019.03.16 11:33:57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뮤지션들은 특정 악기와 함께 연상되곤 한다. 슬래쉬와 깁슨 레스폴, 스티비 레이 본과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지미 페이지와 깁슨 SG 더블넥은 항상 함께 떠오르는 이미지다. 스매싱 펌킨스의 빌리 코건에게는 펜더 스트라토캐스터가 그런 존재였다.
코건은 1990년쯤 스매싱 펌킨스의 드러머 지미 챔벌린에게 275달러를 주고 스트라토캐스터를 샀다. 그 전까지 깁슨 플라잉V를 사용하던 코건은 스트라토캐스터의 색다를 매력에 빠졌고, 이 기타는 스매싱 펌킨스의 음악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밴드의 데뷔 앨범 ‘Gish’를 녹음할 때 사용한 악기여서 코건이 특별히 아꼈다고 한다. 밴드 초기 무대에선 이 기타를 연주하는 코건의 모습을 늘 볼 수 있었다.
그러나 1992년 6월 미국 미시건 디트로이트 공연 직후 코건은 스트라토캐스터를 도난당했다. 공연이 끝난 지 5분도 안 돼 일어난 일이었다. 코건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1만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 한 때 현상금을 2만달러로 높이기도 했지만, 최근까지 행방을 알 수 없었다.
기타를 다시 찾은 건 지난달 5일 코건의 친구가 기타 사진 한 장을 보내면서다. 이 기타는 베스 제임스라는 여성이 10여년 전 야드 세일에서 200달러에 구매해 그동안 지하실에 보관 중이었다. 그녀는 몇 달 전 기사를 통해 코건이 분실한 기타에 대한 사연을 접했다고 한다. 해당 기타가 자신의 지하실에 있는 바로 그 기타라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코건 측에 연락을 시도한 끝에 결국 주인을 찾아줄 수 있게 됐다.
코건은 기타가 자신의 것이라는 것을 확인한 후 “믿을 수 없는 이야기다. 정말 정말 행복하다. 행복한 날이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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