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점 하나 없는 피부 만들기 비법은 ‘자외선 차단제’

by이순용 기자
2013.12.09 10:00:17

찬바람 부는 이맘때면 기미,주근깨 시술받으려는 이들로 피부과 북새통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한 달 전 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자신이 원하는 서울의 모 대학에 수시 합격한 이민경(여·19) 학생은 수능 전부터 “시험만 끝나면 피부과에 가서 콤플렉스였던 주근깨 제거시술을 해주겠다”고 말하던 엄마의 손을 잡고 얼마 전 대학병원 피부과를 찾았다.

대학 입학까지 3개월여의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이때 시술받기로 한 것. 레이저 시술 후 빨갛게 붓는 증상이 걱정됐지만 마스크와 모자를 쓰면 감쪽같기에 ‘이때 아니면 안 될 것 같아’ 용기를 냈다.

◇추위로 꽁꽁 싸매는 이맘때가 잡티 빼기에는 ‘적기’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시작되면서 성형외과 못지않게 피부과가 북적인다. 하루 중 실내 활동의 비중이 크고 방학이라 미모 업그레이드를 하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또 레이저 시술 후에 흔히 나타나는 홍반과 붓는 증세도 두꺼운 외투나 모자, 마스크로 가릴 수 있어 피부과는 예비 대학생과 출산 후 기미로 자신감을 잃은 20, 30대 여성, 그리고 자식들로부터 피부과 시술권을 효도선물로 받은 50, 60대까지 인산인해를 이룬다.

또 최근에는 소득이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여성들이 피부과로 향한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피부과 권인호 교수가 2011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레이저 시술을 받은 기미환자 74명을 연구 조사한 결과 월 소득이 100만원 미만부터 500만원 이상까지 다양했다. 월 소득이 300만원 미만인 환자가 39명(52%)이었고 500만원 미만이 20명(27%), 500만원 이상 11명(15%), 100만원 미만인 사람이 4명(5%)를 차지했다. 학력도 고졸과 대졸 이상이 각각 41%와 59%로 기미 치료와 큰 연관이 없었다. 또 병변의 정도가 심할수록 기미 환자의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대한피부과학회지 2013년 6월호에 게재됐다.

실질적으로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피부과는 12월 들어 레이저 시술에 대해 문의하거나 상담하는 환자가 전월 대비 40%가량 늘었고 시술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권인호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피부과 환자 중 겨울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겨울이 시술부위를 가려도 타인의 시선을 덜 받는 계절인데다 여름보다 자외선이 약해 레이저 시술 후에도 피부 색소가 재침착될 확률이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존심 하락에 대인관계에까지 영향 주는 ‘기미’

레이저 시술로 치료하는 대표적인 색소성 피부 질환은 기미와 주근깨, 그리고 후천성 양측성 오타모반양반점이 있다. 이중에서도 기미는 주로 30~50대 여성에서 주로 생긴다. 햇빛에 쉽게 노출되는 이마와 뺨, 관자놀이 윗입술에 연한 갈색 또는 암갈색, 검은색의 불규칙한 색소반이 대칭적으로 나타난다. 햇빛을 오래 쐬었거나 임신 후, 경구피임약 복용 시처럼 호르몬에 변화가 생기면 잘 생기고 또 쉽게 악화된다.

남성보다는 여성에, 서양인보다는 동양인, 흰 피부보다는 짙은 피부에 잘 생긴다. 표피층에서만 형성되는 주근깨와 달리 기미는 표피, 진피층 또는 혼합적으로 나타난다.

아름다움에 관심이 높은 우리나라 여성들은 기미와 같은 안면부 과색소 질환이 있으면 인간관계 시 자신감이 떨어져 쉽게 위축되고 개인에 따라서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말괄량이 삐삐도 울고 갈 10대들의 피부질환 ‘주근깨’

기미가 30~50대 여성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피부질환이라고 한다면 주근깨는 10~20대 젊은 층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색소성 반점이다. ‘말괄량이 삐삐’하면 떠오르는 것이 주인공의 주근깨 박힌 얼굴이듯 주근깨는 10대에게서 잘 생긴다.



기미와 마찬가지로 일광 노출부인 코와 뺨, 손등, 앞가슴에 주로 생기며 직경 5~6mm 이하로 크기는 작고 둥글거나 타원형인 연한 갈색의 반점 모양을 띤다. 햇빛을 많이 받으면 진해지고 반대로 실내 생활이 늘면 연해진다.

기미와는 달리 주근깨는 동양인보다는 서양인인 백인종 특히 금발과 적발인 사람에서 흔하다. 또 표피층에서만 존재하며 주위의 정상피부와 명확히 구분된다는 점에서 기미와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기미보다는 레이저 치료가 한결 간단하다.

◇피부 속 비타민C 주입으로 피부잡티 제거

기미는 트라넥산산이 함유된 경구약을 먹거나 연고를 바르고 IPL, 레이저 토닝과 같은 레이저 시술로 멜라닌 색소를 제거한다. 연고는 하이드로퀴논, 레티노이드 산, 국소스테로이드제 성분이 함유된 국소도포제가 대부분이다. 레이저 시술은 주로 순수비타민C(아스코르빅산)을 전기이온영동법이나 초음파 영동치료법으로 주입한다.

과거에는 ‘오히려 기미 치료를 안 하는 게 낫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치료를 기피했다. 잘못 치료하면 오히려 기미가 선명해지거나 좋아진 후에도 재발했기 때문. 레이저 기기가 지금보다 발달하지 않았을 뿐더러 잘못된 인식이 퍼지면서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자’는 여성들이 많았다.

하지만 의료기술의 발달로 지금은 달라졌다. 색소성 병변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치료법도 개발됐고 효과 역시 좋아졌다. 최근에는 간단한 레이저 시술을 몇 차례 받는 것만으로도 깨끗한 피부를 가질 수 있게 됐다.

◇한 번의 시술로 두 마리 토끼 잡는 시술 인기

약을 복용하고 병변 부위에 연고를 바르는 방법은 비교적 비용이 저렴하고 편하지만 즉각적인 효과가 없다는 점에서 대다수의 환자들은 레이저 시술을 선호한다. 특히 여성들은 기미와 주근깨와 같은 색소성 병변 외에도 화이트닝, 모공과 피부탄력 개선까지 한 번에 해결하려는 경향이 높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에는 잡티 제거와 함께 총체적으로 피부관리를 해주는 튤리움 프랙셔널 레이저 시술이 인기다. 이 레이저 시술은 표피 하부만 국소적으로 파기하고 진피 상부까지만 변성시켜 색소침착이나 홍반 그리고 상처치유 지연 현상과 같은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적다. 특히 IPL과 레이저 토닝의 반복적인 시술로도 제거가 불가능했던 옅은 기미와 잡티까지도 제거가 가능해졌다.

권인호 교수는 “과거에는 레이저 토닝과 같은 시술을 5~7회 가량 받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1927nm 튤리움 레이저와 레이저 토닝을 복합치료해 2~3회면 충분하다. ”며 “잡티 제거 외에도 전체적인 피부톤, 탄력 그리고 모공을 한꺼번에 개선할 수 있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오점 하나 없는 피부 만들기 비법 ‘자외선 차단제’

아무리 레이저 시술을 정기적으로 받고 자신이 원하는 백옥의 피부를 되찾았다 해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말괄량이 삐삐로 돌아가는 게 시간문제다. 후천성 과색소성 피부질환이 유전적인 요인 외에도 과다한 자외선 노출로 잘 생겨서다.

따라서 계절이나 시간과 상관없이 항상 꼼꼼하게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 피부를 햇빛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또 비타민 C가 함유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