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서영지 기자
2012.02.13 10:52:00
[이데일리 서영지 기자]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10일 KT(030200)가 삼성 스마트TV의 접속을 제한한 것에 대해 13일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삼성전자가 배포한 자료 전문이다.
금번 인터넷 망 접속차단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삼성 스마트TV 구매 고객 분들께 피해를 드리게 된 점 거듭 죄송의 말씀을 드립니다.
삼성전자는 빠른 시일 내에 스마트 TV 기능을 다시 사용하실 수 있도록 관련부처와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금번 KT의 일방적인 조치는 삼성스마트TV 고객 뿐 아니라 KT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대기업으로서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위입니다.
KT가 주장하는 내용들은 KT와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인터넷 접속 차단을 즉시 철회하고 그 동안 관련부처와 함께 지속적으로 만나 왔던 협의체에서 논의해야 합니다.
KT는 스마트TV가 IPTV에 비해 5~15배, 실시간 방송중계 시 수 백배 이상의 트래픽을 일으켜 머지않아 통신망 블랙아웃을 유발한다고 주장합니다.
☞ 실제 스마트 TV는 KT가 주장한 바와 같은 데이터 트래픽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KT의 시험 결과는 Heavy 사용자로 인한 타 사용자의 일반 서비스로의 영향을 보여 주는 결과일 뿐입니다.
또한, KT가 주장한 스마트 TV의 데이터 용량이 IPTV의 5~15배, 실시간 방송의 수 백배라는 주장은 잘못된 정보입니다.
스마트 TV에서 사용되는 HD급 용량은 IPTV와 유사하거나 더 낮은 수준입니다.(1.5~8 Mbps 수준)
삼성전자는 실시간 방송 콘텐츠를 직접 제공하지 않으며, 향후 콘텐츠/서비스 제공 업체가 스마트 TV를 통해 실시간 방송 App을 멀티캐스트 방식으로 만들어 제공할 경우 멀티캐스트 방식으로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KT는 하나TV의 예를 들며 삼성전자 스마트TV가 자사의 인터넷 망을 사용하여 인터넷 전화사업자나 IPTV사업자와 마찬가지의 형태로 사업을 운영하므로 하나TV와 같이 망 이용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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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TV는 가입자를 유치하고 실시간 방송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들로부터 매달 사용료를 받아 온 IPTV 업체였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독자적으로 방송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며 사용자에게 사용료를 받는 영업행위도 하지 않습니다.
인터넷 시대에 소비자가 더 많은 컨텐츠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컨텐츠 업체가 참여를 하고 생태계가 구축이 되어야 하는데 이들이 생태계에 들어오려면 컨텐츠 개발에 대한 수익이 보장되고, 마켓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어야 합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폰의 생태계와 같이 일부 유료 애플리케이션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수익을 이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부 Profit Share로 회수되는 부분은 생태계 구축을 위한 개발자대회, 컨텐츠 공급자를 위한 Kit 개발(SDK), 스마트TV포럼 등을 운용하는 데 활용되고 있습니다.
KT는 삼성스마트TV가 자사 인터넷 망을 사용하는 만큼 이에 대한 사용료를 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제품을 만드는 제조사가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제품을 생산한다고 해서 무조건 네트워크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습니다.
이는 점점 스마트화 되어가는 글로벌 전자환경 트렌드에 역행하는 일이고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만약 우리 나라에서 전례가 생긴다면 해외 사업자들이 동일한 요구를 할 수도 있어 국가 수출 산업도 위축이 될 수 밖에 없어집니다.
KT는 삼성전자가 자사 인터넷 망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삼성전자 스마트TV 고객에게만 접속을 차단하는 일방적인 조치를 취했습니다.
또한 소비자가 합법적인 서비스 및 컨텐츠를 차별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에 위반되는 일입니다. KT와 같은 논리라면 글로벌 업체의 스마트 제품에도 똑같은 잣대가 적용되어야 합니다.
지난 11년 5월, 애플 아이폰의 데이터 사용량 폭주로 인해 통화불통 현상이 발생했을 당시 언론에서는 KT가 네트워크 설비 투자 확대와 기술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보도한 바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애플에게 대가를 요구하며 데이터 망 접속을 차단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번 조치는 삼성전자 뿐 아니라 인터넷에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기업을 KT가 언제든 공공재인 인터넷 망을 임의로 차단할 수 있다는 전례를 남길 수 있는 사건입니다.
KT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를 통해 지난 1년간 수 차례에 걸쳐 협력제의를 시도해왔으나 삼성전자가 이를 회피하는 등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사실과 전혀 다릅니다.
삼성전자는 작년부터 월 1회로 운영되고 있는 망 중립성 포럼에 관련부처와 통신사업자, 제조업체 등과 함께 빠짐없이 참석하여 성실하게 협의해오고 있습니다.
이와 별개로 KT의 요청에 의해 지난 4월과 8월 두차례 만나 협의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KT는 망분담금을 전제로만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고, 삼성전자는 방통위 주도의 망 중립 정책이 정해지고 나서 그 틀 안에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논의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한 바 있습니다.
스마트TV 시장은 이미 우리 나라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진입할 것이고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지금보다 더 치열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경쟁 상황에서 우리 나라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스마트TV 생태계 구축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KT의 일방적인 조치와 주장들은 국익에 절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생태계 구축을 저해할 뿐 아니라 젊은 컨텐츠 개발자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행위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