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춘동 기자
2011.09.26 12:00:30
들어 1105건 피해신고..전년대비 두 배이상 급증
피해경로는 전화와 휴대폰 문자메시지 가장 많아
[이데일리 김춘동 기자] 경기도 의왕에 거주하는 30대 A씨는 지난 7월경 사업자금이 필요해 대출을 알아보던 중 대출광고 문자메시지를 받고 연락을 취했다. A씨가 3000만원의 대출을 신청하자 대출금의 10%를 보증보험료로 요구해 300만원을 송금했다. 그러자 다시 연락이 와서 3000만원씩 3군데 은행에서 대출이 승인되었다면서 600만원을 추가로 요구해 역시 이 금액을 송금했다. 이후 다른 직원에게 전화가 와서 보증보험료 이외에 채권추심비용이 필요하다고 해 다시 900만원을 또 송금했다. 그런데 이후 또 연락이 와서 A씨가 보낸 1800만원이 은행 예치금으로 처리되었다면서 다시 1800만원을 요구하자 A씨는 대출사기를 의심하고 금감원에 신고했다.
경기도 평택의 30대 B씨는 지난 5월경 벼룩시장 대출광고를 보고 대출을 신청했다. 담당직원은 은행 3군데서 400만원씩 대출이 승인되었는데 B씨의 신용등급이 낮아 보증보험증권 발행비용으로 대출 건당 54만원이 필요하다며 입금을 요구해 108만원을 송금했다. 이후 다시 연락이 와 공증비용으로 대출 건당 36만원씩 입금해야 한다고 해 B씨가 대출을 취소하겠다며 송금한 금액의 반환을 요구했지만 결국 돌려받지 못했다.
'당일대출 가능', '마이너스대출 가능', '저금리대출' 등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비롯한 대출광고를 통한 대출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피해자는 제도권 금융회사 이용이 어려운 저소득· 저신용 서민들이 대부분이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에 신고된 대출사기는 110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42건에 비해 563건, 103.9%나 급증했다.
피해금액은 13억원으로 지난해 4억5000만원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건당 피해금액도 160만원대에서 200만원대로 크게 늘었다. 대출사기 경로는 전화와 문자메시지가 85%로 가장 많았고, 생활정보지(11.0%)와 길거리광고(1.6%), 인터넷(1.3%) 등의 순이었다.
대출 사기업자들은 일단 금융회사를 사칭해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무작위로 대출광고를 했다. 대출광고를 본 일반인이 전화로 대출을 신청하면 보증보험료와 전산작업비, 공증료 등을 명목으로 수수료를 요구했다. 이후 수수료를 지정한 계좌(대포통장)로 송금하면 입금액을 인출한 후 곧 바로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금감원은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한 대출광고는 대출사기가 많은 만큼 절대 응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대출 이전에 보증보험 가입과 공증비용, 선이자 등의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경우 역시 대출사기일 가능성이 높다. 대출을 위해 예금통장(비밀번호 포함)이나 카드(비밀번호 포함) 등을 보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출거래 이전에 금감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인·허가 또는 등록업체 여부를 반드시 확인할 것도 조언했다.
금감원은 "만약 대출사기 피해를 입은 경우 사기업자의 상호(성명)와 연락처, 송금계좌 등을 확인해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피해금액을 송금받은 금융회사에 연락해 해당계좌의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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