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인수후보 주가 `펄펄`..이유는 제각각

by김정민 기자
2010.09.24 11:47:24

현대건설 인수 경쟁격화로 주가 상승 기대
증권가 일각 "현대상선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주가 급등" 분석
현대차 M&A 악재 주가 선반영돼 희석

[이데일리 김정민 기자] 현대건설(000720) 매각작업이 본격화되면서 현대건설은 물론 현대상선(011200) 등 인수후보군에 올라있는 기업들의 주가까지 요동치고 있다.

24일 현대건설 채권단이 매각공고를 낸데 이어 다음달 1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하겠다고 밝히는 등 매각작업이 본궤도에 진입하자 현대건설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인수후보인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매각 가치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교보증권은 매각공고를 시발점으로 현대건설의 주가 레벨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수주호조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M&A테마가 주가 상승에 기름을 부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창근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간 인수경쟁이 불 붙을 것"이라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전까지 현대건설의 주가가 상승할 수 있는 여지가 커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강한 인수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주가 또한 12% 가까운 급등세를 보이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증권업계는 현대건설 인수전이 현대차그룹의 승리로 끝날 경우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한 범현대가와 현대그룹간 현대상선 경영권을 둘러싼 지분경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현대상선의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이 현대차를 필두로한 범 현대가에 넘어갈 경우, 현대중공업그룹과 지분경쟁이 불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의 지주사격인 현대상선의 지분 8.3%를 보유하고 있다.

범현대가는 현재 현대중공업이 17.6%, 현대삼호중공업 7.9%, KCC 5% 등 약 30%의 현대상선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까지 손에 넣을 경우 지분율이 약 39%대로 올라간다. 이렇게 되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측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현대상선 지분 추가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각의 분석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인수전에서 승리할 경우 현대상선 경영권을 둘러싼 현대가와 현대그룹간의 지분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 상승에 한 몫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 연구원은 "현대그룹측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약 44.2%에 달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유력 인수후보인 현대차그룹의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 역시 3%대가 넘는 높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으나 M&A테마보다는 최근 해외시장 개척과 신용등급 상향조정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연휴 중 자동차 판매 호조와 글로벌 시장점유율 확대 등을 이유로, 현대차와 기아차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