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신도시도 스웨덴 `함마르비`급
by문영재 기자
2009.07.16 10:20:53
판교 수지2지구, 크린넷 시스템
소사벌지구, 태양광 에너지 도입
[이데일리 문영재기자] "함마르비의 도시계획 설계가 당장 코스트(비용)가 높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봐선 오히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미래형 신도시 모델이다. 한국 신도시에도 (함마르비 모델을) 적용하는 걸 연구해야 한다."
지난 11일 스웨덴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스톡홀름 인근 함마르비를 둘러보며 매우 흡족해 했다는 전언이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핵심 정책과제로 삼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함마르비는 오염으로 신음하던 공장지대에서 생명이 살아숨쉬는 도시로 탈바꿈한 대표적인 미래형 신도시로 ▲무공해 청정에너지 생산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의 최소화 ▲생활폐기물의 자연 재처리 등의 특징을 갖고 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우리나라도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바람이 불면서 `생태(에코)도시`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함마르비는 스톡홀름 남쪽, 호수 건너편에 있다. 면적이 2㎢(60만평, 1만9천명 거주) 정도에 불과하지만 미래형 도시개발 모델로 주목받는 곳이다.
과거에는 소규모 산업과 항만시설, 화학폐기물 매립장이 있었으나 1998년부터 친환경 개념을 도입해 생태계획 도시로 재개발했다.
| ▲ 용인수지2지구(사진 왼쪽)와 용인흥덕에 설치된 자동크린넷 투입구(토지공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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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에너지 사용량을 30~40%까지 절감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50%수준까지 줄인다는 목표다. 물 소비량도 앞으로 40% 감축할 계획이다. 함마르비의 물 소비량은 현재 1인당 하루 150리터 정도로 서울의 절반 수준이다.
시민들이 배출하는 각종 폐기물은 취합해 재처리 과정을 거친뒤 식수와 난방, 바이오(Bio)가스, 유기비료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함마르비 건설에 모두 45억 유로(약 8조원)가 들었는데 스톡홀름시에서 2억 유로(약 3600억원)를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감탄한 것으로 전해진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자동크린넷)`은 국내에서도 이미 선보였다.
용인수지 2지구는 함마르비식 자동크린넷을 도입해 지난 2000년 1월부터 가동 중이다.
자동크린넷은 불에 타는 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 등 생활폐기물을 아파트 단지내 투입구에 넣으면 지하에 매설된 수송관로를 통해 고속의 공기(이동속도 시속 70km)와 함께 중앙집하장으로 자동 운반돼 처리되는 수거시설이다.
크린넷을 통해 자동으로 소각장으로 보내진 폐기물로부터 발생된 열원은 가로등을 비롯한 주민편의시설에 60% 이상 사용되고 남는 에너지는 지역난방공사등 집단에너지사업자에게 돈을 받고 판매도 한다. 성남 판교가 대표적인 예다.
자동크린넷 시설 뿐만 아니라 태양광이나 풍력, 지열 등을 활용한 친환경·신재생에너지 공급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평택소사벌지구를 비롯해 행정중심복합도시·동탄2신도시·평택고덕·인천검단 등이 친환경 시범도시로 건설된다.
특히 평택소사벌(302만1000㎡)은 택지개발 사업지구 전체를 대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할 예정이다. 토공은 평택소사벌에 태양광·태양열 설비가 갖춰지면 향후 7년간 3만2000여톤 규모의 탄소배출권(CERs)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가격은 국제거래시장이 지난 2002년 4월 영국 런던 등에 개설된 만큼 향후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탄소배출권은 1톤당 약 15유로에서 거래된다. 이에 따라 평택소사벌 탄소배출권의 경우 연간 4600톤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1억1800만원이며, 7년 누적금액은 8억2600만원에 달한다.
또 태양광 설비에서 연간 6000MWh(백열등 4만2000개가 1년간 소비하는 전력량)의 전력을, 태양열 설비에서 연간 334만MCal(연간 270가구가 사용하는 난방사용량)의 열에너지가 생산돼 매년 1700TOE(석유환산톤)의 석유 절감과 4600톤 규모의 탄소배출 감축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