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영지 기자
2022.06.09 09:00:54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 개발 이어 양산 개시
엔비디아 GPU와 결합..가속컴퓨팅 사용 확대
"초고속 AI 반도체 시장 새 장 열었다"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 D램 메모리반도체(HBM3)를 미국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제품을 실제로 양산한 뒤 업계에 공급한 것은 SK하이닉스가 최초다.
HBM은 여러 개 D램을 수직으로 연결,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속도를 80% 정도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이다. SK하이닉스(000660) 측은 “이 제품을 적용하면 풀HD급 영화 163편을 1초만에 전송할 수 있다. 최대 초당 819기가바이트(GB/s) 속도를 구현한다”며 “현존하는 세계 최고 성능 D램”이라고 설명했다. HBM3는 HBM 4세대 제품이다. 그동안 HBM은 △1세대(HBM)△2세대(HBM2) △3세대(HBM2E) 순으로 개발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말 세계 최초로 개발한 HBM3을 단 7개월 만에 업계에 공급하며 시장 주도권을 잡았다”며 “초고속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새 장을 열게 됐다”고 했다.
이 제품을 업계에서 가장 빨리 공급받는 업체는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인 엔비디아다. 이 회사는 최근 SK하이닉스 HBM3 샘플에 대한 성능평가를 마친 뒤 오는 3분기 출시 예정인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에 HBM3을 적용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제품 출시 일정에 맞춰 HBM3 생산량을 늘려가기로 했다.
엔비디아 H100에 초고속 메모리인 HBM3을 결합할 경우 데이터 병렬처리를 통해 속도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이 같은 가속컴퓨팅 방식은 AI와 슈퍼컴퓨터 등 사용 범위가 확대하고 있다고 SK하이닉스 측은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급격히 늘어나는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데 고심한다. 이런 상황에서 데이터 처리속도와 성능을 기존 D램 대비 현격하게 높인 HBM은 이 과제를 풀어낼 제품으로 평가 받는다. 적용되는 범위 또한 넓어지고 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총괄 사장은 “엔비디아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프리미엄 D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앞으로도 개방형 협업을 지속해 고객 필요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해결하는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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