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異야기]①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 “토탈 헬스케어 리더 되겠다”
by윤필호 기자
2018.02.27 08:26:52
“부친이 설립한 동구제약 갑작스런 승계…초기 시행착오·어려움 겪어”
“업계 조찬모임·전경련 경영자 과정 등 스터디…영업·마케팅 강화로 성장”
제약·바이오 융합으로 ‘토탈 헬스케어’ 솔루션 제공…코스닥 상장 통해 미래 대비
|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제약과 바이오 융합을 통해 토탈 헬스케어 분야를 이끄는 리더가 될 것”이라는 비전을 밝혔다.(사진=동구바이오제약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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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우리의 목표는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는 겁니다. 제약과 바이오 융합을 통해 토탈 헬스케어 분야를 이끄는 리더가 되겠습니다.”
26일 만난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의 목소리와 표정엔 자신감이 넘쳤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3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동구바이오제약 주가는 첫날 공모가(1만6000원) 대비 160% 상승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성공적인 상장으로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조 대표는 앞으로 할 사업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동구바이오제약은 피부과 처방 1위 제약회사다. 사업을 확장하고 코스닥시장에 안착하며 순항하고 있다. 2세 경영인인 조 대표는 부친이 설립한 동구제약을 물려받아 지금의 모습으로 키워냈다.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게 순조로운 것은 아니었다. 시작은 갑작스러웠고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1992년에 대학원을 마치고 공부를 계속할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아프셔서 급하게 회사로 들어오게 됐어요. 병환이 나아지시면 다시 공부를 하거나 다른 쪽의 일을 할 생각이었는데 5년간 투병하시다가 1997년에 별세하시면서 어머니를 도와 회사 일을 시작하게 된 겁니다.”
창업주인 조동섭 전 회장은 1970년 회사를 설립해 임직원 400여명 규모의 글로벌 제약사로 키워냈다. 조 대표의 어머니인 이경옥 전 대표는 조 회장의 뒤를 이어 어려운 시기에 회사를 이끌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승계로 경황이 없는 상황이었다.
“저도 그렇고 어머니도 경험없이 들어와 일단 배우고 부딪히면서 일을 했어요. 중소기업은 경영자가 슈퍼맨처럼 모든 영역을 커버하고 알아야 하는데 당시 일을 가르쳐줄 사람도 없어 어려움이 많았죠. 부친이 그동안 구축한 인맥 네트워크와 노하우의 부재로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어요.”
설상가상으로 당시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터졌다. 결국 매출은 2년 연속 하락했다. 힘든 시기였지만 어머니인 이 전 대표를 도와 연구인력을 확충하고 신제품을 출시했다. 이는 수출확대라는 경영성과를 가져왔고 회사를 다시 일으킬 수 있었다. 이 전 대표는 2004년부터 시작된 ‘이달의 여성기업인상’의 첫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조 대표도 가업을 이어받기로 각오를 굳히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가업을 잇겠다고 결심하면서 공부도 필요했고 경험도 쌓아야 해 제약업계 선배들과 동료들의 도움을 받았어요. 조찬모임 등 제약·바이오 스터디도 많이 참석했고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진행하는 경영자 과정 등 수업에도 참여해 전문성을 키웠습니다.”
조 대표가 대표이사에 오른 것은 2005년. 회사를 물려받은 이후 경쟁 제약사들이 세계에 진출하며 덩치를 키우는 모습을 보고 적극적으로 변화를 모색했다. “당시 회사의 가장 큰 약점은 영업·마케팅이었요. 3년 안에 매출을 배가시키겟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큰 일이 난 겁니다.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요? 직접 전국을 돌아다녔죠. 지방 거래처에 직접 인사를 다니며 영업을 뛴거죠. 대표가 지방까지 인사를 온 적이 없었다면서 다들 신기해하면서도 반응이 좋았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결실을 맺었고 동구바이오제약은 2010년까지 연 평균 매출 27%씩 성장했다. 회사 경영이 지금은 안정권에 접어 들었지만, 조 대표는 연이어 회사를 경영한 부모님의 가르침을 지금도 항상 되새긴다. “부친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셨죠. 회사를 목숨보다 소중하다고 생각하셨죠. 근면과 열정은 기본이었고요. 어머니도 마찬가지셨는데, 두 분을 생각하면 회사를 절대 소홀히 해선 안되겠다, 항상 생각하게 됩니다.”
회사가 규모를 갖추고 안정되면서 회사 이름을 동구제약에서 동구바이오제약으로 바꿨다. 미래성장 동력으로 바이오 분야 확장을 추진했다. 2010년에는 바이오 회사인 노바셀테크놀로지를 인수했다. 피부과 처방 국내 1위라는 터전 위에 재생의학 시장 진출을 위해 줄기세포 분야에 뛰어들었다.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 추출키트를 출시하고 줄기세포 배양액을 추출한 화장품을 론칭하면서 ‘코스메슈티컬’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코스메슈티컬은 화장품과 의약품의 합성어로 의약 기술을 살린 기능성 화장품 등 제품을 생산하는 분야를 말한다. 조 대표는 “피부과에서의 강점을 살려 작년부터 코스메슈티칼 시장에 뛰어들었다”며 “올해 재생크림 신제품을 발매해 종합병원에서 런칭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제약·바이오가 국가 미래를 책임질 성장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대표는 “향후 비전은 제약·바이오 융합을 통해 토탈 헬스케어 리더가 되는 것”이라며 “병원에서 의사가 의약품만 갖고 치료하는 게 아니라 예방과 진단, 치료관리까지 가능한 토탈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에 대해서는 “안정적으로 미래에 투자해야 한다”며 “좋은 인재도 영입 하고 계량신약과 줄기세포 임상 등 연구개발(R&D)과 제조시설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조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밟던 도중에 부친의 병환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1991년 회사에 입사에 입사했다.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대표직을 물려받은 그는 부친의 성실함을 본받고자 업계에 봉사하겠다는 생각으로 2013년부터 한국제약협동조합 이사장을 맡았다. 또 그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이사장단에도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