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삼성電 실적 좋았는데..전망은 `제각각`

by유환구 기자
2010.07.07 10:07:22

휴대폰 우려 딛고 영업익 5조 달성 `호평`
"반도체 가격 하락 우려..하반기 보수적 접근"
VS "선도업체 메리트 기대..주가반등 계기될 것"

[이데일리 유환구 기자] 국내 증시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005930)가 사상 최대의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데 대해 일단 증권가에서는 기대치를 충족한 결과라며 호평했다.

다만 시장의 관심이 3분기를 비롯한 하반기 실적으로 옮겨간 가운데 전망은 크게 엇갈리는 분위기다. 실적 발표에 앞서 지지부진했던 주가가 탄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삼성전자는 7일 2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으로 전분기대비 2.67%, 전년동기대비 87.26% 증가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37조원으로 전분기대비 32.51%, 전년동기대비 13.81% 각각 증가했다.

이는 증권가의 예상범위 상단 수준이다. 이데일리가 7개 증권사(최근일 기준)의 실적 예상치를 집계한 결과는 매출 38조6240억원, 영업이익 4조7860억원이었다.

특히 잠정실적 발표일이 다가오면서 6월 휴대폰 부문 마진 악화 우려가 불거진 점을 감안하면 더욱 돋보이는 실적이라는 평가다.

김장열 미래에셋증권 이사는 "전체적으로 예상치를 소폭 웃도는 수준으로 특히 휴대폰 부문에 대한 우려가 많았는데 루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판단했다

김영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문별 실적을 예상하며 "반도체 영업이익이 2조4000억원으로 실적 개선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고 "이익 규모를 감안하면 통신 부문도 7%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고 추정했다.



2분기 실적 결과가 예상치를 충족한 만큼 시장의 관심사는 자연 3분기 이후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반도체 가격 하락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낙관론과 경계론이 엇갈리고 있다.

윤명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고 있어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돼 2분기보다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총 1위 대장주인만큼 업황과 무관하게 거시 경제 상황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 수 밖에 없다는 `숙명론`도 제기됐다.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강한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장열 이사는 "추세적으로는 상승기조가 이어지겠지만 미국이나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 글로벌 시장 상황이 개선되기 전까지 전고점을 돌파하는 의미있는 강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선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반도체 가격 하락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선도 업체로서 원가 절감 범위 내에서 움직일 수 있다"며 "주가 수준을 고려할 때 지금은 사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김영준 연구원도 "하반기 IT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실적 개선이 강력하고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과거 잠정실적이 주가 조정 빌미로 작용했지만 선조정을 보인 것 감안하면 이번 잠정실적은 주가반등의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