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국헌 기자
2009.12.08 10:35:08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해운업계 이익을 대변하는 한국선주협회가 SK해운을 회원사에서 제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선주협회는 오는 10일 이사회를 열고 SK해운 징계 수위를 논의할 예정이다. SK해운이 해운업계 합의를 깨고 동서발전과 장기 운송 수의계약을 체결한 데 따른 결정이다.
해운업계는 일본과 중국처럼 국적선사에게 화물운송계약을 몰아달라고 요구하며, 외국 선사를 참여시키는 입찰을 단체로 거부해왔다.
이 탓에 동서발전의 입찰도 두 차례에 걸쳐 유찰됐다. 그러나 동서발전이 해운사별로 계약 가능성을 타진하고 나서, SK(003600)해운과 수의 계약을 체결한 것.
선주협회 회장단은 지난 1일 회의를 열고 황규호 SK해운 사장에게 동서발전과 체결한 수의계약을 취소하라고 권고했고, 황 사장은 거절했다.
이에 대해 SK해운은 "같이 사업을 하는 업계 사람들이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했다"며 "이사회가 개최되기 전에 소명할 기회를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선주협회는 "업계가 힘을 모아 정부와 국회에 국적선사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SK해운이 찬 물을 끼얹은 꼴"이라며 "앞으로 무슨 면목으로 대정부 건의를 하겠나"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선주협회는 이번주 이사회에서 제명을 포함해 강력한 징계를 예고했다. 협회 회비를 납부하지 않아 제명된 경우가 있었지만, 단체행동에서 이탈해서 제명된 경우는 전례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