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오르니 강북3구 "뿔났다"

by박성호 기자
2009.04.21 09:50:00

강북3구 매매가격 1년전 수준으로
노원주민, 26일 `강남북차별철폐`집회 예정

[이데일리 박성호기자] 노원·도봉·강북 등 강북 3구의 집값이 계속 하락해 작년초 수준으로 돌아섰다. 한때 3.3㎡당 1300만원 가까이 올랐던 이 지역 인기 아파트의 매매가는 최근 3.3㎡당 1000만원대로 내려 앉았다. 

21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17일 현재 노원구 아파트의 3.3㎡당 매매가는 1227만원 선이다. 정부가 `강북대책`을 발표한 작년 4월 수준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도봉구도 현재 3.3㎡당 1122만원 선으로 작년 8월 1186만원의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계속 떨어졌다. 3.3㎡당 1122만원은 작년 5월 수준이다. 강북구도 마찬가지. 현재 3.3㎡당 1120만원 정도로 역시 작년 5월 이전 수준으로 매매가가 떨어졌다.

실제로 노원구에서 인기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중계동 은행사거리와 상계동 노원역 인근의 주공아파트들은 작년 봄 수준으로 가격이 내려 앉았다.

노원구 상계 주공6단지 79㎡는 현재 2억6000만원선에서 최저가가 형성돼 있다. 평균 2억6000만~2억8000만원선으로 이는 작년 3월께 집값 수준과 비슷하다. 중계동 주공5단지 80㎡ 매매가도 현재 평균 3억3000만원 선으로 작년 5월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노원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졌던 도봉구 창동 76㎡는 2억5500만~2억7000만원 정도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이 역시 작년 4월 매매가와 비슷하거나 다소 낮은 수준이다.
 
매매가는 작년 10월 이후로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봄 이사철 잠시 늘었던 매수세는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다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S공인관계자는 "계속됐던 하락세가 급매물 소진과 함께 최근 들어 다소 주춤한 상태"라며 "한 때 3.3㎡당 1300만원대까지 올라갔던 지역인만큼 상승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가장 큰 이유는 매수세가 붙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투자 수요는 물론 중소형아파트를 선호하는 실수요도 크게 줄었다.

이와 함께 시장 전문가들은 도봉차량기지이전 및 면허시험장 이전, 지하철 4호선 연장 , 뉴타운·재개발 사업 등 지역개발 호재가 이미 집값에 선방영됐고 사업 추진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기대감이 퇴색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현재 수준에서 가격이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현재 가격이 작년 이 지역 아파트값이 급등하기 전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매도자들에게 심리적 지지선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계동 은행사거리와 같이 전통적인 인기지역에서는 여전히 저점 매수세도 존재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부동산연구실장은 "강북지역은 작년 강남지역 급락에 따른 일종의 틈새상품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며 "올해 강남권 집값이 회복세를 보여 투자 수요가 강남으로 다시 몰리는 데다 경기 침체로 주택 구매 욕구가 떨어지면서 집값 하락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북 3구의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노원구를 중심으로 한 주민들의 반발도 심해지는 양상이다. 노원 주민들은 최근의 집값 하락세가 정부와 서울시의 강남·북 차별정책에 있다며 집단행동을 통해 정부와 서울시에 강력하게 항의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들은 올해 초 55층 높이의 공릉동 주상복합건물 건축계획안을 서울시가 보류시킨 데다 시가 규정해 놓은 재건축 연한(40년)이 강북지역 실정에는 맞지 않는다며 재건축 연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상계주공4단지에 살고 있는 최 모씨는 "작년 이 지역 아파트 값이 오를 때 정부는 급등 우려가 있다며 `강북대책`을 발표했지만 올해 강남 집값이 오를 때는 아무런 손을 쓰지 않았다"며 "이는 분명한 강남북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인터넷 다음 카페 `노원사랑방`을 중심으로 한 노원 주민들은 오는 26일 노원역 사거리에서 `강남북 차별철폐 및 재건축 20년 환원 궐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