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패션코드, 남자는 `밀착`-여자는 `여유`
by이성재 기자
2009.04.10 10:11:24
여성복, 헐렁한 사루엘&배기팬츠
남성복, 몸매 드러낼 꽉끼는 스타일
[이데일리 이성재기자] 올 봄 패션가에는 남성과 여성의 상반된 스타일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날씬함을 강조해온 여성복들이 넉넉한 패션을 연출하는 반면 남성 신사복의 경우 자신의 몸매를 드러낼 수 있는 스타일이 인기다. 신사복은 하늘위로 두 팔을 높이 들어올릴 수 없을 정도로 몸에 꽉 끼는 스타일이, 원피스와 스키니 진에 싫증난 젊은 여성들은 품이 넉넉한 배기팬츠가 유행이다.
캠브리지의 신사복 브랜드 더슈트하우스는 `적은 것이 더 좋다(Less is More)`라는 주제로 군더더기 없이 몸에 착 달라붙는 `슬림 핏 슈트`를 전략 상품으로 출시했다. 지난해 출시한 슬림 슈트보다 가슴과 허리둘레를 줄여 남성의 몸매를 더 날씬해 보이게 한데 이어상의 재킷의 길이까지 줄여 다리를 더 길어 보이게 연출했다.
재킷은 폴리 혼방 소재로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광택감을 주고 옆면을 트여 놓은 벤트 디자인으로 트랜드 한 멋을 살렸다.
이유진 더슈트하우스 디자인 실장은 "한국의 젊은 남성들의 몸매가 서구 체형화로 변화되면서 슬림한 스타일의 남성복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존 바바토스` 역시 물 흐르듯 부드러운 실루엣을 반영한 슬림핏 슈트를 주력 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올 봄 선보인 슬림 핏 슈트는 기존의 제품보다 몸에 더 밀착되어 키가 커 보이고 몸이 날씬해 보이는 특징이 있다.
윤경애 존 바바토스 갤러리아 매니저는 "광택감 도는 소재와 키가 커 보이는 날씬한 스타일을 선호하면서 격식을 차려야 하는 중요행사나 결혼식 예복제품으로도 많이들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복에서는 넉넉한 품이 특징인 `사루엘 팬츠`가 유행이다. 파리 컬렉션에 등장하는 고급 브랜드부터 중저가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브랜드들이 사루엘 바지를 선보이고 있다.
`사루엘`은 이슬람 전통의상을 뜻하는 프랑스어로 가랑이 부분이 풍성하고 아래로 내려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봄부터 등장해 올 봄에는 국내에서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유행이다.
사루엘 바지와 함께 허벅지 부위가 넉넉한 `배기팬츠`도 인기다. 개성 강한 사루엘 스타일에 거부감을 갖는 여성들을 위해서 가랑이 폭을 줄여 입기 쉽게 변형한 배기팬츠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코오롱패션 여성 캐주얼 브랜드 쿠아는 올 봄 이러한 경향에 따라 사루엘 바지 포함해 6스타일의 배기팬츠를 선보이고 있다. 물량도 크게 늘어 전년 동일 시즌에 비해 무려 500%나 많은 물량이 출고됐다.
김은정 쿠아 디자인 실장은 "원피스와 스키니진 등 획일적인 스타일에 싫증을 느낀 여성들이 몸매를 감춰주면서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배기팬츠 스타일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