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대적 부양책 예고, 구조적 상승으로 보긴 어렵다"

by김인경 기자
2024.09.25 08:02:14

한국투자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중국 정부가 지급준비율 인하 등 대대적인 부양책을 예고하고 나섰지만 ‘구조적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기엔 이르다는 전망이 나왔다.

25일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개선 속도는 여전히 더뎌 10월 중순에 9월 실물 지표가 발표되는 시점에 투자심리가 다시 약해질 수 있다”며 “아직까지 중국 증시가 구조적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보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판궁성(潘功勝) 중국인민은행장은 전날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최로 열린 금융당국 합동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춰 금융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위안(약 189조5000억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안에 시장 유동성 상황을 보고 시기를 택해 지준율을 0.25∼0.5%포인트 추가 인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역레포 7일물 금리를 20bp(1bp=0.01%포인트), 지급준비율을 50bp, 기존 모기지 대출금리를 50bp 인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연구원은 “이례적으로 정책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에 인하하고, 인하폭이 기대보다 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인민은행이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역RP 7일물 금리는 10월에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민은행은 대출금리와 예금금리가 같이 낮아져 중국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중국은 기존 모기지 대출금리를 50bp 인하해 신규 모기지 대출금리와 유사한 수준으로 맞출 예정이다. 이 연구원은 “이로 인해 가계의 이자비용과 가처분소득이 2.5% 낮아지는 효과가 예상되며 또한 2주택 구매자가 납입해야 하는 선수금 비율도 기존 25%에서 15%로 낮출 계획”이라며 “재대출을 활용해 기존주택 재고 소진도 가속화 시킨다는 계획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또 증시 안정화 대책도 내놓았는데 5000억위안의 스왑 도구를 활용해 보험사, 운용사, 증권사의 주식 매입을 확대시킬 계획이며 3000억위안의 재대출 도구를 통해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 또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부족하다면 증시를 안정화 시킬 수 있는 자금을 늘리겠다는 의지도 밝힌 상태다.

그는 “미국이 9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중국 정부의 정책 완화 강도가 높아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기존과 다른 신규 정책 발표는 없었지만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을 동시에 기대보다 강하게 집행할 계획을 밝힌 점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24일 중화권 증시 급등은 중국 정부의 정책 완화에 대한 강한 의지가 확인된 영향이 가장 크다”며 “이번 정책 완화는 단기적으로 중화권 증시 센티먼트 개선 요인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정책 완화 효과는 빠르면 4분기 중순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중순에 발표될 9월 실물 지표가 부진 할 경우 투자심리 개선세도 약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11월 미국 대선이 다가오는 점도 부담 요인”이라며 “10월 중순까지 단기 반등이 이어질 수 있지만 중화권 증시가 구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