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만 '씽씽'…르쌍쉐, 돌파구 있나

by손의연 기자
2022.05.01 14:55:06

르쌍쉐 3사, 1분기 18년 만에 최저 생산치
반면 현대차·기아, 1분기 베스트셀링카 1~14위 싹쓸이
"르쌍쉐, 베스트셀링카 만들어야 부진 벗어날 수 있어"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가 호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르노코리아와 쌍용자동차, 한국지엠 등 이른바 ‘르쌍쉐’ 입지는 갈수록 약해지는 분위기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기아는 RV(레저용 차량)이라는 효자 품목을 앞세워 성장세를 지속한다. 반면 르쌍쉐는 뾰족한 돌파구를 찾지 못해 양극화가 심화하는 양상이다. 르쌍쉐는 올해 신차 출시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각오다.

쌍용차 평택공장 (사진=연합뉴스)
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카이즈유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르노코리아와 쌍용차, 한국지엠이 생산한 완성차는 총 12만 3362대로 2004년 1분기(12만 201대) 이래 최저였다. 한국지엠은 6만 408대, 쌍용차는 2만 3460대, 르노코리아는 3만 9494대를 각각 생산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기아 완성차 생산량은 총 71만 1845대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78만 1104대)보다 감소한 수치지만, 고수익 차량 판매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두자릿수 증가했다.

특히 국내 승용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와 르쌍쉐의 간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5개사 판매량(712만 2346대) 중 현대차·기아 판매량이 666만 8037대로 점유율은 93.6%에 달했다.

올해 1분기 현대차·기아·쌍용차·르노코리아·한국지엠 등 완성차 5개사는 국내에서 26만5784대를 판매했다. 이중 현대차·기아의 1분기 판매량은 총 23만 6939대로 89%를 점유했다. 구체적으로 기아는 10만 9792대, 현대차는 9만 2277대, 제네시스는 3만 4870대를 판매했다.



반면 르쌍쉐는 현대차 단일 브랜드인 제네시스보다도 못한 판매량에 머물렀다. 쌍용차는 1만 5237대, 르노코리아는 1만 3608대, 한국지엠은 7275대였다.

현대차·기아와 르쌍쉐 간 격차가 벌어지는 것과 관련, 우선 르쌍쉐에 효자 모델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1분기 판매된 국산 모델 순위를 보면 1위부터 10위까지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만 포진해 있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가 15위, 르노코리아 ‘QM6’가 16위,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27위에 올라 있을 뿐이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봉쇄령 등 국제적 요인도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지엠 경우 부품 수급 문제로 부평1공장을 기존 2교대 근무에서 1교대로 전환하며 가동률을 절반으로 줄이기도 했다.

올해 르쌍쉐는 신차 출시를 통해 위기에서 벗어난다는 계획이다. 르노코리아는 호평을 받는 XM3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연내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쌍용차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 장점이 있는 브랜드 특성을 살려 중형 SUV ‘J100’을 내놓는다. 한국지엠은 쉐보레 인기 SUV인 타호와 픽업트럭 시에라 라인업을 확충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 시장 지배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3개사는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모델을 중심으로 국내 판매에 나서고 있다”며 “국내에서 베스트셀링 모델을 확보해야 오랜 부진을 털고 일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