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애 앞세워 월 800억 팔았다…트렌비 "내년 1조5천억 목표"

by윤정훈 기자
2021.12.26 13:18:57

[온라인 명품 플랫폼 CEO 인터뷰]③
트렌비 최주희 CSO, 김필준 CMO 하반기 합류
자체 풀필먼트 경쟁력, 명품 업계 아마존 목표
11월 MAU 70만명…내년 3~5배 성장 달성할 것
내년 상반기 글로벌 브랜드 론칭 계획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트렌비는 명품 업계에서 풀필먼트 시스템을 구축한 유일무이한 회사다. 미국, 영국, 독일 등 글로벌 7개 해외지사에서 직접 소싱한 물품을 국내로 보내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좋고 물품 구성도 다양하다. 지난 11월 출시한 ‘티파니×슈프림’ 콜래보 굿즈는 백화점에서도 구하지 못했지만 트렌비에서는 판매가 됐다. 트렌비 미국지사가 현지 파트너를 통해 물량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온라인 최저가를 비교해주는 트렌봇은 고객의 합리적인 소비를 도와준다. 트렌비는 이 같은 장점을 살려 명품 업계의 아마존이 되겠다는 포부다. 지난 24일 트렌비 강남 본사에서 최주희 CSO(최고영업책임자·이사)와 김필준 CMO(최고마케팅책임자·이사)를 만나 트렌비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 들었다. 최 이사는 BCG(보스턴컨설팅그룹), 디즈니, W컨셉을 거쳐 최근 트렌비로 합류했다. 김 이사는 네이버, NHN을 거쳐 직방에서 CMO를 역임한 후 지난달부터 트렌비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트렌비 본사에서 최주희(좌) 트렌비 CSO와 김필준 트렌비 CMO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트렌비는 내년 거래액을 1조 5000억원으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해 단숨에 유니콘에 등극하겠다는 목표다. 트렌비는 배우 김희애를 모델로 한 CF를 방영하면서 11월 거래액이 500억원을 달성했고 12월 거래액은 800억원 돌파를 점치고 있다. 내년에는 매달 1000억원 이상 거래액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김 이사는 “11월 기준 모바일 MAU(월이용자수)가 약 70만으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데, 내년에 이 수치를 3~5배 가량 늘린다면 거래액 달성이 가능하다”며 “직방이나 호갱노노 등에서 퍼포먼스 마케팅을 통해 이용자수를 폭발적으로 늘린 경험이 있기 때문에 트렌비에서도 이를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이사는 “트렌비는 구찌, 프라다와 같은 잘 알려진 명품을 판매해 지금과 같은 실적을 냈는데 홈리빙 등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리셀 비즈니스를 강화한다면 구매전환율을 확대할 수 있다”며 “마케팅을 통해 MAU를 확보하고 구매전환율을 높인다면 내년 거래액 목표는 절대 달성하지 못할 수치가 아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모바일인덱스)
모바일인덱스가 이달 발표한 명품 앱 시장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트렌비는 10·2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1위를 기록했다. MAU 측면에서도 경쟁사와 큰 차이를 벌였다. 트렌비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지속해 이 격차를 벌려나간다는 계획이다.

김 이사는 “이용자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초기 시장에서 주류시장으로 넘어가기 전 오는 침체기인 ‘캐즘’을 넘겨야 한다”며 “이를 위해 TV광고 등을 통해 대중이 알 수 있도록 하는 매스캠페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필준 트렌비 CMO가 회사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트렌비는 지난 8월 일본에 서비스를 오픈한 지 3개월만에 누적 거래액 1억원을 달성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 국가를 넓혀갈 방침이다.

최 이사는 “내년 상반기에 글로벌 사이트를 오픈하고 하반기에는 이에 대한 마케팅을 시작할 것”이라며 “글로벌 리테일 브랜드와 파트너십이 있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 만큼 한국 외 다른 시장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트렌비는 이커머스 업계의 정석대로 성장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통해 시장 1위를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김 이사는 “다른 이커머스 사례처럼 명품 플랫폼 업계도 가장 빠른 성장을 한 업체가 많은 파이를 가져갈 것”이라며 “풀필먼트 시스템을 유일하게 갖추고 직접 소싱하는 만큼 수익성에서도 경쟁사 대비 좋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풀필먼트 시스템을 직접 운영하는 것은 큰 장점이 서비스의 질에서도 나타난다. 김 이사는 “고객과 접점에서 직접 물품을 소싱하고 배송, 판매, 환불하기 때문에 좋은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며 “자체 풀필먼트가 있기 때문에 배송이 빠르고 물류비용이 적게 들며 반품·환불 비용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렌비는 전체 물량의 60%가량을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 해외지사에서 직접 소싱하고 있다. 이렇게 소싱한 물품은 자체 명품 검수사를 통해 정·가품을 판별 단계를 거친다. 이후 앱을 통해 고객에게 전달된다.

▲최주희 트렌비 CSO가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최 이사는 “중간 배송 단계가 안들기 때문에 배송비가 타사 대비 2~3배 저렴하고 품절취소율도 업계에서 가장 낮다”며 “트렌비는 직접 풀필먼트를 하기 때문에 파페치나 마이테레사와 같은 글로벌 명품 플랫폼과 비교해도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 명품 패션을 넘어 프리미엄 카테고리 전체를 커버할 수 있는 ‘명품 온라인 백화점’이 될 것”이라며 “그동안 트렌비는 시스템과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서 투자를 많이 했다. 올해 고객이 서비스의 차이를 경험한 만큼 내년부터는 이 차이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렌비 모델 배우 김희애(사진=트렌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