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댈 정책 없어지며 '성장 확신'에 의구심 품는 시장"

by고준혁 기자
2021.07.20 09:10:24

KB증권 보고서
19일 다우 2% 하락 등 美 증시 조정
테이퍼링 주장 많아지고 공화당 견제로 재정정책 기대 뚝
기대 큰 경기민감주, 2Q 실적 상회해도 하반기 전망 약화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의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에서 ‘리스크 오프(위험 회피)’가 나타나고 있다. 통화정책에선 더 나올 게 없다는 전망과 재정정책도 애초 예상보다 규모가 작아졌다는 진단이 합쳐진 결과로 설명된다.

19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25.81포인트(2.04%) 떨어진 3만3962.04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8.67포인트(1.59%) 하락한 4258.49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52.25포인트(1.06%) 밀린 1만4274.98로 거래를 마감했다.

하락의 표면적 이유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꼽힌다. 12~18일 일주일간 미국의 코로나19 일 평균 신규 확진자수는 3만1745명으로 3만명을 넘었다. 주간 일 평균 신규 확진자수가 3만명을 넘은 건 5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6월 20일부터 7월 3일까지 가장 최근 데이터를 기준으로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추정한 델타 변이 신규 확진자수 비중은 57.6%다. 델타가 원인인 셈이다.

전염병 우려가 확산되고 있지만, 더이상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나 정부의 재정정책에 기댈 수 없다는 게 문제로 지목된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6월 연방준비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서 ‘인플레 상승은 일시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아지며 보다 이른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를 주장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연준이 초고도 완화 정책을 지속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전했다.



이어 “공화당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바이든과 민주당에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데, 공화당의 견제로 재정정책 기대도 많이 낮아져 있다”며 “작년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에 빠르게 경기를 부양했던 정책들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성장을 나타내는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도 낮아지는 추세다. S&P500 장기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3주 연속 하락했다. 김 연구원은 “재정정책 기대가 낮아지며 이익전망이 하향 조정될 수 있고 이는 투자심리에 부정적”이라며 “아직 이코노미스트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엔 변화가 없지만, 시장은 기업이익 성장이 둔화된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눈높이가 높아진 경기민감주는 2분기 실적이 기대를 상회해도 하반기 전망이 약화되면서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