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4.03.20 10:02:49
군사령관 "병력 신속 이동..비무장지대 선포 요청"
크림내 우크라 해군기지도 제압..오바마 "파병 안한다"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합병이 결정된 크림반도에서의 패배를 인정하고 남아있는 자국 군대를 철수할 계획이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크림 자치공화국의 러시아 귀속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일을 막기 위해 크림반도내 군대를 모두 철수하기로 하고 현재 준비작업을 진행중이다.
안드리 파루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방위사령부 사령관은 구체적인 철수 방식과 시기는 언급하지 않은 채 “병력과 그 가족들을 우크라이나 본국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이동시키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파루비 사령관은 “이 지역에서의 추가적인 군사 충돌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는 이 지역을 비무장지대로 선포해 달라며 이미 유엔(UN)에 요청해놓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당국자에 따르면 현재 크림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군이 2만명을 웃도는 반면 우크라이나 군대는 1만5000명 수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아직까지 크림반도로부터 철군에 관한 어떤 소식도 듣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이날 크림 자치공화국내 친(親) 러시아 세력 200여명은 크림반도 남부 세바스토폴 항구에 있는 우크라이나 해군기지 정문을 무너 뜨리고 영내에 진입해 우크라이나 군을 제압하고 러시아 국기를 게양하는 등 기지를 완전 장악했다.
또한 세르게이 가이둑 우크라이나 해군 사령관과 일부 일행들도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러시아가 서방세계의 압박이 더 거세질 경우 이란 핵협상에서의 러시아 입장을 뒤집을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우크라이나에게 부담이 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역시 우크라이나에 파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샌디에고에 있는 NBC뉴스 지역방송에 출연,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병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에서의 교전은 적합치 않으며 우크라이나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군사행동보다는 국제사회의 공조하에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