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진철 기자
2008.04.03 10:34:37
우리투자證 `에너지 공기업 민영화와 주가전망`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우리투자증권이 에너지 공기업 민영화와 주가전망에 대한 리서치센터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정작 핵심종목인 한국전력(015760)을 언급하지 않아 그 배경에 눈길을 끌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3일 전기가스업종에 대한 보고서에서 "에너지 공기업 민영화가 향후 주가의 주요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라며 "서서히 공기업 민영화 추진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창목 애널리스트는 "전력부문과 가스부문의 민영화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전망"이라며 "전력부문의 민영화 추진이 가스부문에 비해 더 용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가스부문의 경우 현재 한국가스공사(036460)가 국제 LNG시장에서 세계 1위 구입자로서 누리고 있는 협상력이 저하돼 안정적인 국내 가스도입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스공사를 분리해 민영화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따라서 "투자전략 측면에서 정부의 에너지 공기업 민영화 이슈는 전력부문에 포커스를 두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보고서 내용에는 정작 전력부문의 핵심기업인 `한국전력`이란 이름을 찾을 수 없다. 언론을 통해 보도된 에너지 공기업 민영화 방안과 관련, 한국전력은 송전 및 배전을 담당하는 공기업 형태로 남는다고 언급했을 뿐이다.
에너지 공기업 민영화 추진과 관련, 전력부문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전기요금 제도의 손질 가능성이라고 우회적인 내용만을 담았다.
이 애널리스트는 보고서 말미에 "당사는 예금보험공사의 한국전력 지분매각 주간사로서, 한국전력은 조사분석 제한종목"이라고 밝혔다. 예금보험공사는 보유중인 한국전력 지분 5%를 지난해부터 블록세일(Block Sale·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중이다. 여기에 이 애널리스트가 몸담고 있는 우리투자증권이 관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블록세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보고서에서 한국전력에 대해 직접 언급을 해선 안된다"면서 "따라서 제한적인 내용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전력은 에너지업종에서 독보적인 종목으로 시가총액도 2조원이 넘어 코스피종목중 시총 상위종목에 포함된다. 결국 전력·가스업종의 보고서에서 `한국전력`이란 이름이 빠진다면 시쳇말로 `앙꼬없는 찐빵`과 다름없다. 하지만 우리투자증권의 에너지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로서는 회사의 지분매각 주간사 업무가 끝날때까지 한국전력의 이름이 빠진 제한적인 보고서를 작성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