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달러 ‘이곳’에 투자한 엔비디아…베팅 전략 배경은
by김윤지 기자
2025.12.02 05:46:52
엔비디아, 칩설계 SW 업체 지분 투자 발표
젠슨황 “구매 연계 없다”…순환 거래 일축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인공지능(AI) 칩 선두주자 엔비디아가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SW) 업체 시놉시스에 20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AI 시장에서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오픈AI, 앤스로픽 등 AI 관련 기업에 잇달아 투자해왔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총 20억달러(약 2조 9000억원) 규모의 시놉시스 보통주를 주당 414.79달러에 매입했다. 이는 지난달 28일 종가 대비 약 0.8% 할인된 가격이다. 엔비디아가 인수한 지분 규모는 시놉시스 발행 주식의 2.6% 수준이다.
이번 거래의 핵심은 이제 막 AI 도입을 시작한 여러 첨단 산업에서 오래도록 사용해온 중앙처리장치(CPU) 기반 작업을 엔비디아가 판매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작업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시놉시스는 반도체 설계자동화(EDA)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시놉시스의 소프트웨어는 컴퓨터 칩부터 제트 엔진까지 모든 것을 설계하는 데 널리 사용된다. 엔지니어들은 실제 제작에 들어가기 전에 가상으로 설계를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시놉시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러한 시뮬레이션은 수 주가 걸릴 수 있지만 엔비디아의 칩을 활용하면 몇 시간으로 단축될 수 있다”면서 “이와 같은 속도 향상은 이제껏 불가능했던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엔비디아가 고객사들에 투자를 단행해 결국 고객사들이 엔비디아 칩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순환적 거래’로 ‘AI 거품’을 만들어낸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양사 CEO 모두 이번 투자가 엔비디아 칩 구매 계약과 연계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사신 가지 시놉시스 CEO는 “이 20억달러를 엔비디아 제품 구매에 사용할 의도나 약속은 전혀 없다”면서 “이는 우리의 통상적인 사업 과정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MD나 인텔, 또는 유사한 기회를 잡고자 하는 어떤 고객이 시놉시스에 접근한다면 이번 계약이 독점적이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기꺼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