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K바이오] 레고켐바이오, 올해 기술수출 벌써 7700억
by노희준 기자
2020.06.07 12:00:00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최근 무상증자를 발표한 레고켐바이오의 기술수출 실적에 관심이 쏠린다. 이 회사가 무상증자를 발표하면서 연 이은 기술이전에도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레고켐바이오는 올해에만 7700억원이 넘는 기술수출 실적을 거뒀고 이제까지 모두 7건에 거쳐 2조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기술수출 7건 중 모두 4건이 항체·약물 복합체(ADC) 기술이전이라 주목된다.
ADC는 항원(이물질, 바이러스)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항체(항원 공격 ‘착한 단백질’)와 치료 효과를 지닌 약물을 링커(연결자)로 접합하는 기술이다. 항체에 결합한 약물을 항원에 정확히 전달하도록 도와 약물 효과를 높인다.
우선 이 회사는 지난달 ADC 기술에 기반한 항암제 후보물질을 영국 바이오기업 익수다테라퓨틱스(익수다)에 기술이전했다. 계약 규모는 총 2784억원으로 레고켐바이오는 선급금으로 61억원과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2722억원을 수령하게 됐다. 레고켐바이오의 4번째 ADC 기술이전이다.
이때 이전된 신약 후보물질(LCB73)은 레고켐바이오의 ADC링커 및 톡신(약물, 독성화학물질)과 스위스 항체개발 전문기업인 노브이뮨이 보유하고 있는 고유항체를 결합해 만든 것이다. 혈액암 특이적 항원(CD19)을 공격하는 물질이다.
익수사는 이 후보물질을 림프종 중 90%이상 차지하는 비호지킨림프종을 포함한 여러 B세포 혈액암을 대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해당 후보물질은 동물시험을 통해 경쟁약물 대비 우수한 약효와 독성 데이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약은 특히 해외 항체 전문회사와 개방형 혁신을 통해 발굴한 성과물의 첫 번째 기술이전인 데다 이 회사 고유의 차세대 톡신이 적용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회사측은 설명하고 있다. 익수다는 2012년 설립된 ADC 치료제 개발 회사로 미국 보스턴에 ADC 치료제 임상 개발 전문 자회사를 갖고 있다.
앞서 레코켐바이오는 지난 4월에 익수다와 자사의 ADC 링커 플랫폼을 3개 타깃에 적용하는 플랫폼기술 이전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익수다가 레고켐바이오의 기술을 활용해 3개의 ADC항암치료 후보물질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독점권을 갖는 계약이다.
이 계약에 따라 레고켐바이오는 선급금 및 단계별 마일스톤 포함 총 4963억원과 별도의 로열티를 받게 됐다. 올해 이 두 건의 계약만으로 기술이전 규모는 7720억원에 달한다.
이밖에도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2015년에는 중국 포순제약에 208억원을, 지난해에는 일본 다케다제약에 4548억원의 ADC 관련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