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자금운용 실전 20년 집대성` 김재철 상무
by이진철 기자
2010.02.03 09:42:45
NH투자증권 상품운용본부장, `실전 유가증권 투자` 발간
"자금운용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 지금은 이게 진실이라 해도..."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지난 97년 한보철강 부도이후 무보증 회사채 보유현황을 파악한 후 가장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은 `무보증 기아자동차를 매도할 것이냐? 아니면 만기까지 보유할 것이냐?` 라는 의사결정이었습니다. 국민기업인 만큼 부도를 내더라도 대통령선거 이후에 부도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선거 이후에 만기가 도래하는 무보증 회사채만 매도하고, 그 이전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보유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97년 7월 기아자동차가 부도유예협약 적용대상이 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상당한 손실을 보게 됐지요. 이때 얻은 결론은 딱 한가지. `자금운용 의사결정 때 정치적 변수는 고려대상이 아니다`라는 사실입니다."
김재철 NH투자증권 상품운용본부장(상무·)는 지난 20년 이상 기관자금 운용 담당을 맡으면서 느낀 교훈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은행 자금운용 담당자들은 항상 리스크는 낮고, 수익률은 높은 투자상품을 찾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답은 없다`는 것이다.
김 상무는 제2금융권 자금운용 담당자들에겐 이메일 통신을 통해 이미 이름이 많이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2005년부터 `김재철의 금융시장 리뷰`를 시작으로 최근 `여의도 통신`에 이르기까지 매일 아침 금융시장 관련 정보들과 전망을 정리해 지인들에서 이메일을 보내고 있다.
현재는 이메일 수신자가 4500여명에 달하고 있다. 김 상무는 `여의도 통신`의 발송작업을 위해 매일 새벽 5시 이전에 출근하는 것으로 회사내에서도 유명하다.
김 상무는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모아온 자금운용 관련 자료와 경험담, 지역농협 여유자금 외부운용과정 강의원고, 각종 인터넷 자금운용 관련 기사들, 5년이상 지속해 온 `여의도 통신` 관련 자료들을 중심으로 최근에는 `실전 유가증권 투자(코리아본드웹 출판·)`란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론 위주의 서적보다는 자금운용 경험이 생생히 담겨있는 현장감이 살아있는 자금운용 참고서를 쓰고 싶었고, 만 5년만에 비로소 작은 결실을 맺은 것입니다."
김 상무는 1997년말 외환위기와 이후 대우그룹 사태, 투신사 수익증권 환매사태를 체험하면서 자금운용의 어려움과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려움이 컸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위기는 곧 기회`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체험했다. 그러나 기관자금을 운용하는 담당자 입장에선 `위기가 곧 기회`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내돈이 아닌 기관자금을 운용해야 한다는 책임 때문에 `베팅`을 할 수 없다는 것도 한계라고 말했다.
김 상무가 `실전 유가증권 투자`란 책을 집필하게 된 것도 이러한 자금운용 담당자의 애로사항을 해소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줘야 한다는 평소 지론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정보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제2금융권 여유자금 외부운용 업무 담당자는 물론 은행권의 PB, FP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자는 작은 꿈을 꾸게 됐다는 것. 따라서 책의 목차도 자금운용 일반, 채권의 이해, 실전 채권투자전략, 주식투자전략, 펀드투자전략, 파생결합증권투자전략으로 나누었고, 자금운용 실무담당자들이 현장에서 체험할 수 있는 실제 사례를 통해 이론을 습득하도록 구성했다.
김 상무는 개인적인 견해로 올해 시장전망에 대해선 주식보다는 채권에 관심을 둘 것을 권했다. 주식시장의 경우 경기지표는 좋게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 경기가 회복될 지는 아직은 불투명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돈을 풀거나 금리를 내리는 응급조치를 취했는데, 이게 계속되긴 어렵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응급조치들이 정상화될 경우를 대비해 주식운용 담당자들은 올해 좀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채권시장의 경우 출구전략과 금리인상 이슈가 있지만 주식시장 보단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상무는 "경기회복의 연속성이 있지 않다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급격히 올리지 못할 것"이라며 "일부에서 제기하는 더블딥 가능성도 채권시장에 이슈로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이같은 전망을 제시하면서도 "자금운용시장에서 영원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오늘 현재 이 시각에는 이것이 정답이지만 돌아서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은1960년 경남 양산에서 출생해 87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후 농협중앙회 신탁부 신탁운용팀장과 상호금융자금부 투자운용팀장 등을 거쳤으며, IB사업부 부부장과 자금운용부 부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