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08.01.10 11:37:00
[조선일보 제공]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식품층엔 간단한 음식을 파는 이른바 델리숍들이 20개 남짓 있다. 그 중 유독 시도때도 없이 10여 명씩 줄을 서는 가게가 있다. 직장인 퇴근 무렵엔 20명쯤으로 줄이 더 길어진다. 한 개 1500원 하는 왕만두를 사려는 사람들이다. 20㎡(6평)밖에 안 되는 '상해(上海)식품점'엔 만두 빚는 사람만 여섯이 선 채로 쉴새없이 손을 놀린다. 찜통에 만두 대기가 바쁘다. 이 작은 가게가 평일 500만원, 휴일 800만원 어치를 판다. 가게 곁에 예닐곱이 앉아 먹을 수 있는 의자가 붙어 있지만 대부분 사 가는 사람들이다.
만두는 딱 두 가지, 매콤한 사천왕만두와 보통 맛 고기왕만두. 어른 주먹 만하다. 딱딱하기 쉬운 여느 왕만두와 달리 피(皮)부터 부드럽고 고소하다. 만두소로는 대파, 배추 같은 야채가 많이 들어갔다. 고기를 많이 써서 소가 단단하고 느끼한 중국 만두와 달리 퍽퍽하지 않고 담백한 편이다. 매운 만두 소에는 고추기름 비슷한 소스가 비친다. 땀이 조금 솟을 정도로 만만찮게 매운 것으로 보아 고추기름은 아닌 것 같다. 가게 이름과 달리 어딘지 우리에게 친근하고 익숙한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