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템플턴 행보 `신경쓰이네`

by윤진섭 기자
2005.07.04 10:45:06

템플턴, 경영참여범위 확대 의사 표시
배당·신규투자 등에 입지 강화로 해석돼
타 건설업체, 외국인 행보 관심 높아져

[edaily 윤진섭기자] 외국계 투자사인 템플턴 자산운용이 5%이상 지분을 확보한 주요 업체에 대한 경영참여확대를 선언하면서 템플턴의 지분이 많은 현대산업(012630)개발이 주목받고 있다. 템플턴자산운용은 지난달 29일 공시를 통해 현대산업개발, 삼성중공업, 하나은행, 국민은행 등 투자 기업에 대한 경영참여 범위를 기존의 `이사 및 감사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에서 `인수나 합병, 자산양수도, 배당, 자본금·정관변경, 해산`등 경영 전반으로 확대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이들 종목 가운데 현대산업개발, 하나은행, 국민은행 등은 템플턴자산운용 또는 그 특수 관계인이 최대주주인 만큼 향후 주요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 변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03년 7월 대주주의 해외 BW(신주인수권부사채) 소각 방침 이후 시장의 신뢰를 얻으면서 지난해 초 템플턴(17.49%)과 헤르메스 등 외국계 지분율이 56%에서 올 들어 68%수준에 달하고 있다. 이는 정몽규 회장의 지분(12.00%-6월30일기준)을 포함한 인척 등 특수관계인, 우호지분의 지분율이 21%선인 점을 감안하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템플턴의 경영확대선언에 대해 `일반적인 수준의 경영 참여 재확인`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전현식 한화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현대산업개발 경영과 관련해 외국계 투자사들은 대부분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경영확대 선언은 투자 목적을 재확인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경영권 위협 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보유목적 변경을 계기로 공세적인 배당요구나 신규 사업 투자 등에 대한 외국계의 입김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홍성수 CJ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높은 이익률 등을 바탕으로 내부 현금이나 현금 유입이 많은 회사"라며 "현금 보유가 뛰어나기 때문에 배당이나 신규 사업 투자 논의 과정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됐고, 그에 따른 조치로 이번 경영확대 선언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템플턴의 경영확대 선언에 따라 다른 외국계 펀드들의 경영 참여의 폭을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대림산업, GS건설 등 외국계 지분이 많은 대형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현재 주요 건설업체의 외국계 지분은 지난달말을 기준으로 현대산업개발이 68% 수준이며 대림산업이 64.33%, GS건설도 44.8%로 나타났다. 또한 태영(009410)이 36.05%, 한신공영 25.91%, 금호산업(002990) 22.05%, 한라건설 13.94%, 중앙건설(015110) 15.83%로 조사됐고, 경남기업도 연초 전문했던 외국지분이 현재 13%대에 달한 상태다. 이 같은 건설업체에 대한 외국계 지분이 높아진 것은 건설업체들이 과거에 비해 재무투명성이 높아지고 무엇보다 국내외 건설 경기 호황에 따른 영업 실적이 뛰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홍성수 CJ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경기가 호황을 누리면서 각 건설사의 영업이익, 그리고 현금 유입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중견 건설사들은 주가가 낮은 반면 배당수익률은 높아 외국인 투자 펀드 입장에선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주주나 우호 지분이 낮은 업체의 경우 이 같은 외국계 지분의 증가가 자칫 경영권에 위협요소로 작용하거나 경영 혼란을 빚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건설업체들의 경우 `경영만 잘하고, 배당수익만 높으면 외국계 투자 펀드의 지분이 높아져도 상관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물론 각 회사별로 경영진과 외국계간의 긴밀한 경영 협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배당이나 신규 사업 투자에 대한 이견이 불거질 경우 자칫 경영에 혼선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