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지방이전..남은 땅은 어떻게 활용?

by윤진섭 기자
2005.06.24 11:10:10

2007년까지 `세일 앤드 리스 백` 방식 매각해야
노른자위 한전부지 주목..주공·토공·도공 땅도 관심

[edaily 윤진섭기자] 한국전력, 한국토지공사, 주택공사 등 서울 수도권 소재 대형 공공기관이 이전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이들 기관이 떠나갈 부지에 대한 활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대부분 공공기관은 2007년 말까지 기존 부지를 매각, 이전 비용으로 활용토록 돼 있다. 이때까지 스스로 매각하지 못할 경우 한국토지공사에 청사를 넘기고 세 들어 살아야 한다. `세일 앤드 리스 백`(Sale & Lease Back) 방식으로 팔아야 한다는 뜻이다. 세일 앤드 리스 백 방식이란 부지와 건물을 매각하더라도 임대료를 내고 일정기간 계속 사용하는 것이다. 이 같은 조치는 청사가 팔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방 이전을 기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176개 공공기관 중 단연 주목 대상은 한국전력(015760) 부지다. 국내에서 가장 비싼 지역 중 한 곳인 삼성동 한복판에 위치해 있으며, 연면적만 2만9000평, 부지 2만4000평에 달한다. 올해 이 땅의 개별 공시지가는 대략 평당 2800만원 내외로, 업계에선 최소 3500만원의 시세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를 면적으로 환산하면 1조원이 넘는 규모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 땅의 위치와 상업성을 고려하면 2조원 이상의 값어치가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전력 부지는 오피스권역 내 대형 부지로, 실제 개발에 착수할 경우 매각 대금이 천문학적으로 뛸 것"이라며 "투자액 대비 고수익을 올리기 위해선 영화관이나 오피스 등 성격의 초고층 복합건물로만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 분당구에 위치해 있는 대한주택공사, 한국토지공사, 그리고 분당구 금토동에 위치한 도로공사도 관심 대상이다.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한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는 공시지가가 각각 907만, 1200만원선으로 두 부지 매각 대금만 1000억원, 15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부동산 개발 전문기업인 신영 관계자는 "두 곳 모두 입지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일반상업용지로 분류돼 있어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며 "토지 매각 대금도 대략 1000억~1500억원 내외로 추산돼, 사업성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말했다. 공공기관 중 입지가 좋으면서도 대지 면적이 넓은 곳은 서울 성남시 금토동에 자리 잡고 있는 도로공사 부지다. 총 6만1800여 평에 달하는 도공 부지는 판교 신도시에 인접해 있어 개발 여부에 따라서는 엄청난 파급 효과를 낼 수 있는 땅이다. 하지만 전체 면적의 85% 정도인 5만2,500평이 자연녹지로 돼 있고 나머지도 보전녹지(9000평)로 돼 있어 현재 상태로는 다른 용도로의 개발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밖에 건설업계에선 아파트 부지나 상업용지 개발로 가능한 부지로 경찰대학교(용인시 구성, 27만평), 법무연수원(용인시 구성 21만7000평), 국방대학교(은평구 수색동, 9만7000만평) 등을 꼽고 있다. 그러나 한국토지공사를 비롯해 대한주택공사 등 수도권에 사업이 집중돼 있는 공공기관의 경우 현 사옥을 수도권 본부 등으로 활용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어, 공공기관 부지가 제대로 매각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지난해 건교부의 설문조사 결과 수도권 공공공기관이 매각해야 할 부동산은 3조원대(감정가격이나 공시지가 기준)로 추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