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념경제팀 1년평가②-2단계 외환자유화 정착..원화약세

by손동영 기자
2001.08.08 11:20:30

[edaily] 진념 체제 1년 외환시장 : 2단계 외환자유화 정착, 원화 약세반전 진념 부총리 체제 출범 1년동안 외환시장은 상당히 달라졌다. 무엇보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이후 줄곧 하락곡선만 그리던 달러/원 환율이 급격한 반등국면으로 돌아섰다. 진 부총리 취임초 1110원선에서 더 떨어질 것처럼 보였던 환율은 올 4월초 1365원대까지 치솟았고 지금도 1290원선을 유지하고있다. 이와 함께 올해 최대 이슈 가운데 하나로 부각됐던 2단계 외환자유화 조치도 진 부총리체제이후 외환시장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다. 외환거래량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국부유출 등 당초 우려했던 부작용이 아직 나타나지않았다는 점은 큰 위안이다. ◇2단계 외환자유화 이후 지난 99월 4월 실시된 1단계 외환거래 자유화가 주로 기업이나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했던데 비해 2단계 자유화는 개인의 외환거래가 중점 자유화 대상이었고 자본 유출 및 단기 자본거래 자유화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이에 따라 투기적인 외화유출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높았던게 사실. 일본의 경우도 지난 98년 4월1일 개인 및 기업의 외환거래를 전면적으로 자유화한 신외환법의 시행에 들어갔고 시행후 1년간 약 15조 엔의 자금이 유출됐다. 일본 개인자산의 약 1.3% 수준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0조~100조엔에 비해서 매우 적은 수준. 우리나라도 국내외 금리차, 환리스크, 외환매매 수수료, 해외자산 운용상의 애로 등으로 인해 해외투자의 메리트가 너무 낮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별다른 자본유출이 일어나지 않았다. 2차 외환자유화에 대비해 국세청·관세청 통보제 유지, 채권잔액 보고제 신설 등 정부의 모니터링 기능이 강화된 탓도 크다. LG경제연구원의 경우 ▲아직 국내금리가 해외금리에 비해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지난해 11월 이후 지속된 환율급등으로 추가 원화절하에 대한 기대가 높지않아 고수익 해외투자를 노리는 자본유출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이미 전망했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국내외 금리 및 환율의 향방 등에 따라 국내자금의 해외 유출입이 빈번해질 가능성은 높다는게 대부분 연구기관들의 충고다. 이와 함께 1년 미만의 단기 자본거래가 허용됨에 따라 외환의 유통속도가 빨라지는 모습이 나타나고있다. 일부 연구기관들은 장기적으로 현재 GDP의 1% 수준에 불과한 일일평균 외환거래 규모가 선진국 수준인 GDP의 4%, 150억 달러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이 같은 추세는 지난 7월 현물환 하루평균 거래규모가 34억달러를 넘어서 사상최대를 기록한데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원화강세 흐름 일단락, 환율 4개월째 안정 외환위기직후 2000원선을 위협하던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 8월 1110원대까지 떨어졌다. 작은 굴곡이 있기는 했지만 2년8개월동안 일방적으로 하락곡선을 그렸던 것. 특히 지난해 8월엔 한달내내 환율이 1114~1115원을 오르내리는 극단적인 상황이 초래되기도했다. 그야말로 ‘超안정 국면’이었던 셈. 이런 상황에서 외환딜러들이 ‘당국의 보이지않는 손이 개입해 환율움직임이 멈췄다’며 은행간 거래 중단을 선언하고 태업을 벌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했다. 지난해 9월이후 꿈틀거리기 시작한 환율은 11월중순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11월17일까지 1130원대를 맴돌던 환율은 11월29일 1200원선을 상향돌파했고 올 3월하순으로 접어들면서 1300원선마저 무너뜨렸다. 4월4일 장중 고가인 1365.30원은 당분간 깨지기 힘든 고점으로 기록됐다. 이후 4개월가까이 넒게보면 1280~1320원, 좁게보면 1290~1315원 범위를 벗어나지않는 안정세가 이어지고있다. 올 8월들어 환율은 1280~1300원 범위를 오르내리고있다. 1280원선이 무너질 상황에서는 당국이 직간접개입으로 막았다. 가뜩이나 급격히 줄어들고있는 수출을 생각하면 더 이상의 환율하락, 즉 원화강세는 용인할 수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덕분에 환율은 이제 1280원을 바닥삼아 1300원선까지 오르내리는 또 다른 박스권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1년전에 비해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일본 엔화를 비롯, 동남아나 중남미 등 신흥시장 국가의 대부분 통화가 미국 달러에 대해 약세를 보이는 현상과 일치한다. 세계적인 흐르을 반영하는 셈. 수출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고환율, 즉 원화약세가 버팀목이 되고있다는 지적이다. 수출경쟁력과 관련, 관심을 모은게 바로 엔/원 환율이다. 엔화와 원화의 비율은 지난 1월4일 1128원대까지 올랐다가 지난 7월9일엔 1028원까지 떨어졌다. 엔에 대해 원화가 강세를, 즉 엔/원 환율이 떨어진다면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수출품목의 가격경쟁력은 취약해지게 마련. 수출우선 정책을 중시하는 측은 엔이 약세로 가는 상황에서 원도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춰 약세로 움직여야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내놓고있다. 8월들어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30~1050원 범위를 유지하고있다. *원화환율 변화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