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베일 벗는 스페이스X…우주항공 ‘몸값' 재평가"

by김윤정 기자
2026.02.08 14:43:40

권영훈 NH아문디자산운용 AI퀀트팀 팀장
"단순 이벤트 아닌 후발 주기업 가치평가 잣대 생기는 셈"
재사용로켓·민간 주도 '뉴 스페이스'로 산업 구조 변화"
NH아문디, '글로벌 우주항공펀드', 즉시 대응성 강점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스페이스X의 상장은 우주항공 산업의 가치를 다시 매기는 기준점이 될 것입니다.”

글로벌 우주항공 산업이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를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에 들어설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을 중심으로 국방·우주 예산이 확대되는 가운데, 스페이스X 상장이 산업 전반의 가치평가 방식을 바꾸는 분기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8일 권영훈 NH아문디자산운용 AI퀀트팀 팀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각국 정부의 전략적 정책 변화가 우주항공 기업들의 수주 규모와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여기에 시가총액이 한화 약 2200조원으로 추정되는 스페이스X가 상장할 경우, 우주항공 산업 전반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8일 권영훈 NH아문디운용 글로벌우주항공 팀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권 팀장은 스페이스X IPO의 의미를 단순한 대형 이벤트가 아닌 우주항공 분야 가치평가의 기준점이 등장하는 사건으로 봤다. 그는 “스페이스X가 상장해 매출 구조, 영업이익률, 스타링크 가입자 수 등 핵심 지표를 공개하게 되면 우주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현실적인 기준이 처음으로 제시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기존 상장사뿐 아니라 상장을 준비 중인 후발 우주 기업들의 몸값을 정하는 벤치마크(Benchmark)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주항공 분야 전반의 저평가 국면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장 이후 기관·개인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권 팀장은 “우주항공 분야의 경우 잠재력은 크지만 투자자들이 선뜻 진입하기에는 대장주가 부재한 상태”라며 “압도적인 기술력·실적을 보유한 확실한 대장주 스페이스X가 상장되면 그간 비상장 주식에 접근하지 못했던 글로벌 연기금·상장지수펀드(ETF)·대형 자산운용사들의 자금이 대거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같은 효과가 우주항공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를 극대화하고 산업 전반의 유동성을 풍부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부연했다.

우주항공 산업의 구조적 변화도 뚜렷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권 팀장은 과거와 현재를 가르는 가장 큰 변화로 재사용 로켓 기술의 상용화를 꼽았다. 그는 “과거 정부 주도의 ‘올드 스페이스(Old Space)’ 시대에는 실패를 최소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면, 현재는 민간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로 전환되며 실패를 용인하고 빠르게 개선하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변화는 우주 개발의 목적 자체를 바꾸고 있다. 군사·안보나 국가 위상 제고에 머물던 우주 사업이 위성 통신·데이터 활용·국방 서비스 등 실질적인 수익 창출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권 팀장은 “우주 산업은 이제 탐사 중심의 영역을 넘어 서비스와 비즈니스 중심의 산업으로 이동하고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이 주목할 만한 세부 영역으로는 저궤도 위성(LEO)통신, 발사체, 무인기, 드론 분야 등이 제시됐다. 권 팀장은 “저궤도 위성은 현재 우주 산업에서 가장 빠르게 현금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는 분야”라며 “재사용 로켓을 통한 발사 비용 절감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시장이 구조적인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에 대해서는 방산과 연계된 ‘국방 우주’ 분야를 강점으로 평가했다. 그는 “국내 우주항공 기업들은 주로 방위산업과 연계된 우주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고 점차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수익을 내는 방산 분야와 달리 우주 산업은 여전히 정부 주도 프로젝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스페이스X와 같은 선도 기업들이 보여준 재사용 로켓 기술 기반의 혁신적인 비용 절감, 서비스 상업화 측면에서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산업 변화를 반영해 NH아문디자산운용은 2022년 5월 선제적으로 우주항공 산업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글로벌 우주항공’ 펀드를 선보였다. 이 펀드는 우주항공 밸류체인에 포함된 기업 가운데 유동성 리스크가 크거나 실적 안정성이 낮은 기업은 제외하고, 빅데이터 분석과 퀀트 모델을 결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일을 기준으로 펀드의 설정 이후 3년 수익률은 207.31%(UH), 169.88%(H)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와 코스피 수익률은 각각 67.7%, 87.0%를 기록했다.

권 팀장은 “정해진 지수 구성 종목을 정기적으로만 교체하는 ETF와 달리 해당 펀드는 유망 기업의 등장이나 위기 상황에 수시로 대응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주항공 산업은 이제 막 경제적 가치 창출 단계에 진입한 만큼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고려한 투자 전략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 “우주 기술이 민간 시장으로 확대됨에 따라 위성 인터넷, 우주 물류·관광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이 창출돼 산업의 상업적 확장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이같은 흐름을 감안할 때 우주항공 산업은 향후 10~20년을 내다보는 투자자들에게 가장 유망한 성장 섹터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