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피용익 기자
2017.08.19 13:32:18
"전문성이란 미명 아래 유착까지 농납해선 안 돼"
"과거 정부 잘못 시정하지 못하면 우리 정부 잘못"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19일 친환경 축산물 부실 인증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농피아’(농식품 공무원과 마피아의 합성어)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나섰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출신 퇴직자들이 민간 친환경 인증업체에 재취업해 정부와 농피아의 유착관계가 형성돼 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했다.
☞'친환경 계란의 배신' 뒤에 농피아 있었다
이 총리는 “농관원을 포함해 식품 안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담보해야 할 기관들이 그러지 못했다는 것은 뼈아픈 일”이라며 “잘못된 것은 도려낸 다는 각오로 임해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는 “신문에 의혹 정도 보도됐지만, 농관원 퇴직자들이 친환경 인증을 맡게 돼 모종의 유착관계가 형성돼 있다(는 것은)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걸 끊어주셔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전문성이라는 미명 아래 유착까지 용납해선 안 된다”며 “(이는) 국민 건강을 볼모로 한 매우 위험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가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실시한 ‘살충제 계란’ 전수조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49개 농장 가운데 친환경 농장은 63%인 31개에 달했다. 친환경 계란이 오히려 일반 계란보다 친환경적이지 못하다는 역설적인 결과다.
이처럼 친환경 인증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배경에는 정부에서 친환경 농산물 인증 업무를 담당하다 퇴직한 뒤 민간업체에 재취업한 농피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식품부 등에 따르면 정부로부터 친환경 농산물 인증기관으로 지정된 민간업체 64곳 중 5곳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출신 퇴직자가 대표를 맡고 있다. 대표가 아닌 임직원으로 일하는 농피아도 수십명에 이른다.
이번 전수조사 과정에선 농관원 출신이 운영하는 2개 업체가 인증한 친환경 농장 6곳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도 전날 브리핑에서 “농관원을 퇴직한 전직 직원 중 일부가 친환경 농산물 인증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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