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핀테크 혁명]"모바일 자산관리 시대 열릴 것"

by성선화 기자
2015.03.01 12:24:43

계좌 발급 가능한 모바일은행도 구상
적금ㆍ주식 한번에 해결하게 될 것
카카오페이 카드 20개 등록 가능
금융사 협업으로 편리성 개선할 것
정부 '핀테크 규제완화' 논의 환영

▲박관수 카카오 커머스-페이먼트사업부 본부장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국내에도 알리페이처럼 한국인 모두 쓰는 전자결제 서비스가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알리페이처럼 해외 시장 공략이 가능합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지급결제 플랫폼으로 내세운 다음카카오가 한국 핀테크의 중심에 섰다. 지난달 27일 서울 한남동 사무실에서 만난 박관수(사진·44) 카카오 커머스-페이먼트사업부 본부장은 중국의 알리페이가 한국 시장을 잠식하는 놀라운 속도에 주목했다. 실제 알리페이는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들이 알리페이로 결제할 수 있도록 국내 카드사와 제휴를 맺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는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톡처럼 전국민의 앱결제 플랫폼으로 자리잡으면 해외에 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코리아페이(Korea-pay)’로서의 성장가능성을 강조했다.

“현재 제휴를 맺은 가맹점은 배달의 민족 등 18개입니다. 하지만 최근 60여 개로 가맹점 수를 확대했습니다. 모바일 앱 결제가 많은 소셜커머스 업체와도 협의 중입니다. 조만간 제휴를 맺게 될 것으로 기대

합니다.”

박 본부장은 3개월 전 론칭한 카카오페이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2월 현재 가입자 수만 300만명을 돌파, 올해 목표(750만명)의 절반에 육박했다고 했다. 그는 “목표는 항상 변할 수 있지만 분명한 건 한번 카카오페이를 쓴 고객은 지속적으로 이용할 정도로 충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따라서 다음카카오는 더 이상 SNS 기업이 아닌 ‘라이프 플랫폼 리더‘라며 핀테크는 사람들의 생활과 밀접한 ‘결제와 쇼핑’을 연결하는 한 축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카카오는 라이프 플랫폼 리더로서 통신, 사물, 정보, 결제와 쇼핑 등 4가지 연결 플랫폼을 추구한다. 다음카카오가 처음 카카오페이를 시도한 건 2012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만 해도 최근 불붙기 시작한 ‘핀테크’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2011년 전자결제 시장 전문가로 스카우트 된 박 본부장은 “그 당시 핀테크라고 생각하고 카카오페이를 생각한 건 아니었다”며 “무엇보다 전자 결제가 너무 불편하다고 생각했고 이를 보다 간편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중국의 알리페이가 10년 전 전자 결제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탄생했듯이 한국의 핀테크의 출발도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위해서였던 셈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이나 개인자산관리에 대해서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박 본부장은 “모든 자산을 한 곳에 모으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한 두 개가 아니다”라며 “이를 위해선 먼저 계좌를 발급할 수 있는 인터넷뱅킹 라이센스 획득이 먼저”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자산관리 부문은 아직 검토 단계가 아니며, 인터넷뱅킹도 아직까지 명확하게 정해진 바가 없다”며 “내부적으로 장기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3년 전 처음 카카오페이를 추진했을 때만 해도 국내 핀테크 상황은 열악했다. 보안성심사는 물론 넘어야 할 규제는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박 본부장은 “각종 심사를 받는 데만 6개월 이상이 걸려 도저히 시장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 서비스를 선보일 수 없을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전자결제가 모바일환경으로 넘어온 지금은 절차가 훨씬 간편해졌다. 웹을 기반으로 한 전자결제 시스템과 달린 모바일 플랫폼 단계에선 신용카드 정보가 서버가 아닌 고객의 모바일에 저장되기 때문에 개인정보가 유출돼도 손쉽게 재발급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본부장은 “핀테크 논의가 활발해지며 규제가 완화되는 건 긍정적”이라며 “점차 편리성과 보안성의 접점을 찾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본부장은 오는 5∼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국제금융컨퍼런스(IFC) 제 2세션 ’금융사와 PG사의 도전과 과제‘에서 핀테크 혁명을 주도하는 다음카카오의 경험을 공유하고 전자결제시장을 바꾸는 모바일 혁명에 대해 강연한다.

▶박관수 카카오 커머스-페이먼트 사업부 본부장은

1972년 출생으로 창원고등학교, 서울대 무기재료공학과를 졸업했다. 신한 은행 합병 이후 비전 전략 수립에 참여했고, 액션츄어에서 금융 컨설팅을 담담했으며 2011년 카카오커머스사업부 본부장으로 합류했다. 금융과 전자 결제를 아우르는 핀테크 전문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