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성문재 기자
2014.01.19 18:57:09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미국 정부가 최근 뉴욕연방법원으로부터 약 300억원 어치의 몰수 비트코인을 건네 받은 가운데 처리방법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통상적으로는 몰수한 물건을 매각해 국가 재정에 보태는 것이 당연하지만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처리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탈세나 자금 세탁에 악용될 것을 경계해온 미국 정부가 이를 스스로 매각하는 것은 비트코인 적법성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된다.
만약 사설거래소를 통해 처리할 경우 비트코인 가격 폭락 등 또다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트곡스의 하루 거래량은 몰수된 비트코인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또 비트코인 시세가 매일매일 널뛰기하고 있어 이대로 시간만 흘려보내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뉴욕 남부검찰청 대변인 프릿 바바라 검사는 17일 “정부는 몰수된 비트코인의 처리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루이스 룰리 펜실베니아대 로스쿨 교수는 “현재 시장가치가 적정한 것인지 불분명하지만 정부는 비트코인을 가능한 빨리 정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연방법원은 지난해 10월 뉴욕검찰이 압류한 온라인 마약거래 장터 ‘실크로드’ 서버의 몰수를 승인했다. 이 사이트는 법망을 피하기 위해 모든 거래를 비트코인으로 해왔다. 이 때문에 2만9655개 비트코인이 몰수됐다.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약 2800만달러(약 297억원)에 해당한다.
한편 법원에 압류돼있는 실크로드 운영자 로스 윌리엄 울브리히트의 개인 컴퓨터에는 14만4336개의 비트코인이 들어 있다. 이는 1억3000만달러에 달한다. 울브리히트는 개인컴퓨터에 있는 비트코인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