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틱톡 퇴출' 속도…"中통제 없다" 해명에도 시큰둥

by박종화 기자
2023.03.27 09:19:08

美하원의장 "中으로부터 미국인 보호할 법안 추진"
''틱톡 퇴출'' 강경 의원 "CEO 발언에 조치 가능성 커져"
中정부 강제매각 반대·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 등 변수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국 정치권이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향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저우서우즈 틱톡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미 의회에 출석해 중국 정부와의 정보 공유 의혹 등을 적극 해명했지만, 미 정치권의 의심을 돌리는 데 실패했다.

저우서우즈 틱톡 최고경영자(CEO)가 23일(현지시간) 미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AFP)


2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은 틱톡 사용자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며 “하원은 중국공산당의 기술 촉수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 상원에서는 이달초 틱톡 등을 겨냥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정보통신 회사가 미국에서 사업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초당적 법안이 발의됐다. 이날 매카시 의장의 발언은 하원에서도 비슷한 법안을 발의하거나 상원 법안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와 별도로 조 바이든 행정부는 바이트댄스에 중국인 창업자 지분을 매각하지 않으면 틱톡의 미국 내 사업을 금지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와 의회는 중국 정부가 틱톡을 미국 이용자를 감시하거나 미국 내 여론조작을 위한 선전도구로 악용할 수 있다며 틱톡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 사이버보안법에 따르면 중국 IT 기업은 중국 정부가 요구하는 데이터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데, 중국 바이트댄스를 모기업으로 두고 있는 틱톡 역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2월 바이트댄스 직원이 틱톡을 취재한 파이낸셜타임스, 포브스 기자의 틱톡 계정에 임의로 접근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런 우려는 확신으로 바뀌고 있다.



저우 CEO는 지난주 미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에 출석해 중국 정부와의 정보 공유 가능성과 관련해 틱톡의 입장을 전달했다. 그는 바이트댄스는 민간 회사”라며 “중국 정부가 소유하거나 통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떤 정부가 조종하려 해도 틱톡은 통제받지 않을 것이란 걸 위원회와 이용자에게 약속한다”고도 했다.

저우 CEO의 해명에도 미 정치권을 설득하기엔 역부족이란 진단이다. 매카시 의장은 “우리가 이미 사실로 알고 있는 것을 틱톡 CEO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정직하지 못했던 것이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미 하원 미·중 경쟁 특별위원회 위원장이자 틱톡에 대한 강경 대응론을 주도하는 마이크 갤러거 의원은 이날 ABC방송에 출현해 “(저우 CEO의 발언으로) 의회가 어떤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미국 내 틱톡 이용 금지 및 강제 매각을 언급했다.

하지만 틱톡 강제 매각은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만큼 현실적으론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수줴팅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주 틱톡의 강제 매각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강제 매각은) 미국에 투자하려는 중국 등 여러 국가 투자자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미 국내에서는 틱톡 퇴출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반발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20년에도 틱톡 이용 금지를 추진했으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법원 제동으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