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쌍쌍’ 통합 재건축 좌초 위기…갈등 터진 대치우성1차 분열 왜
by이윤화 기자
2023.02.26 15:12:51
[부동산포커스]기존 조합과 비대위 갈등 폭발 대치우성1차
조합 "시공사 先선정 후 논의" vs 비대위 "통합 가는 길 아냐"
"이해관계 숨기고 모함" vs "3년간 통합진척 없고 일방 진행"
신임 조합장 선거 이견 첨예…대치 장기화 속 접점 못찾아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서울 강남 대치동 ‘우쌍쌍(우성 1차·쌍용 1차·쌍용 2차)’ 정비 사업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우성1차’가 작년 9월 사업시행 인가를 받으면서 쌍용1·2차와의 통합 재건축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우성 내부에 분열이 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해 쌍용1차는 우성1차와 쌍용2차의 통합 재건축 논의를 본격화하면 검토해보겠다고 했지만 우성1차 내부에서도 잡음이 일면서 통합 논의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통합 재건축이 좌초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부동산 시장에 따르면 대치우성1차 조합은 현재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작년 재건축 사업시행인가를 따낸 A조합장이 11월 직무정지를 당한 이후 연말께 신임 조합장을 뽑는 선거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기존 조합을 이끌어 오던 쪽과 ‘우성정상화모임’(우정모)이라는 비상대책위원회 측의 의견이 갈리면서 갈등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 대치우성1차 아파트와 대치쌍용1, 2차 아파트 위치. (사진=네이버 지도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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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조합장은 대치우성1차의 두 번째 조합장으로 2020년부터 약 3년 동안 재건축 사업을 이끌어 왔다. 작년 9월 강남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고 올해 6월 시공사 선정을 계획하고 있었다. 대치 쌍용 1·2차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으며 대치 쌍용 2차는 현대건설을 시공사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우성1차 내부 분열의 ‘트리거’가 된 것은 시공사 선정 시기인 것으로 보인다. 우성1차의 기존 조합 측은 애초 올해 6월 시공사를 선정하고 그 이후 쌍용2차와 통합재건축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주장했지만 이에 반대하는 조합원이 우정모를 꾸려 지난해 11월 임시총회를 열고 기존 조합장을 해임했다.
이들은 똑같이 ‘통합재건축’이라는 목표가 있지만 진행 방식을 놓고 이견이 첨예하다. 기존 조합 측은 시공사 선정을 한 뒤에 통합재건축 논의를 진행해야 쌍용2차보다 협상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전 조합장 측은 “쌍용 2차는 제자리 재건축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데다가 통합재건축 설계를 하면 길 사이 간격을 둬야 하는 이유로 기존 우성1차 아파트 위치도 더 안쪽으로 밀리게 된다. 세대 수도 많고 출입문도 2개나 가진 우리가 불리해진다”며 “시공사 선정을 한 뒤 전문인력을 갖추고 더 유리한 입장에서 쌍용2차와 통합 논의하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이다”고 했다.
이어 “게다가 쌍용2차는 재초환 문제로 분담금을 애초 계획보다 몇억원씩 더 부담하게 생겼고 현대건설과 계약을 맺은 상태여서 그쪽 조합이 해산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합을 진행한다면 소송 등 문제에 휘말릴 소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우정모 측은 시공사 선정을 하고 통합 논의를 하자는 것은 말로만 통합을 주장하는 것이지 그 방향으로 갈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우정모 관계자는 “통합을 기치로 당선된 조합장인데 우리가 아무 이유도 없이 임시총회를 열었겠느냐”며 “지난 3년 동안 실질적으로 통합을 위한 노력이 보이지 않았다. 실질적으로 통합 논의가 되려면 제자리 재건축 등 쌍용2차 쪽에서 원하는 조건도 검토해보고 우리가 이득을 얻어 갈 수 있는 부분도 반영해야 하는데 이전 조합장 측은 무조건 ‘이익적 통합’만을 주장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시공사 선정 문제 이면에 양측이 서로의 이해관계에 맞게 주도권을 쥐려 사실과 달리 ‘모함’과 ‘비방’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전 조합장 측은 “시공사 선정을 하려는 조합장에게 ‘돈을 받으려 한다’, ‘실제로는 통합을 반대하는 사람’이라고 모함하면서 물증도 없으면서 직무정지를 강행했다”며 “우성1차의 비대위와 현재 우성상가, 쌍용2차 쪽이 한편이 돼 소위 강남 정비업계에서 끗발 날리는 사람의 입맛대로 허수아비 조합장을 세우려 한다”고 주장했다.
우정모 측은 “외부 세력이 개입됐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모함이다”며 “비대위를 하겠다고 깃발 든 사람도 없었지만 이전 조합 측이 조합원의 요구를 묵살하고 막무가내로 나가니 다들 조금씩 분개해서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지난해 11월 임시총회를 열기 위해 우성상가 내에 비상대책위원회인 ‘우성정상화모임’ 사무실을 차렸지만 현재 운영하지 않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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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1차가 양쪽으로 쪼개져 조합장 공백 상태가 된 만큼 다음 단계로 가려면 신임 조합장 선거를 치러야 한다. 그러나 양쪽이 토론회 개최 여부,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등을 놓고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먼저 전 조합장 측은 실질적인 증거도 없이 모함으로 직무정지 상태에 이른 만큼 전체 토론회를 열어 상황을 전체 조합원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했다. 전 조합 측은 “어떤 문제가 있는지 터놓고 토론회를 진행하자고 하는데도 (비대위 쪽은) 응답조차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대로 우정모 측은 이전 조합은 이미 신뢰를 잃었다고 평가했다. 우정모 관계자는 “지난해 5월 통합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을 때부터 전 조합 측 구성원이 5명으로 우리보다 1명 더 많은 상황으로 시작한데다 쌍용 측과 협의를 위한 합의서를 5차까지 수정할 때까지 제대로 참여도 하지 않았고 쌍용 측과의 합의도 무효라고 주장했다”고 했다.
그 와중에 신임 조합장을 뽑기 위한 선관위 구성을 놓고도 갈등하고 있다. 52명의 대의원이 선관위 3~5명을 뽑는 투표를 진행하고 그 중 과반 득표를 얻은 사람이 선관위원이 되는 방식인데 8명의 지원자 중 3명이 뽑혔다. 우정모 측은 이전 조합의 입김이 작용한 대의원이 선관위원을 뽑았고 이들이 투표를 진행하는 것은 공정한 선거가 될 수 없다면서 대의원과 선관위원을 해촉하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전 조합 측은 “대의원이 이전 조합장 입맛대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도 아니다”며 “이미 절차에 맞춰 잘 구성해둔 선관위원까지 새로 뽑겠다 하니 갈등 상황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