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美 장기물 하락에 연준 테이퍼링 넘어 QT 언급 가능성"
by고준혁 기자
2021.12.14 09:25:48
하이투자증권 분석
최근 미국채 장기물 하락…시장 경기 둔화 우려
"파월 기자회견서 조기 QT 가능성 배제 시 플랫 흐름 제동 걸릴 것"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강도를 올리는 것을 넘어,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QT(Quantative Tightening)을 실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4일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 가속화 결정 선언을 통해 금리 인상이란 정책적 여지를 남겨두고 기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목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인플레가 일시적이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해 테이퍼링을 빨리 끝내고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함과 동시에 파월 의장이 고수하는 대로 내년 상반기 이후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면 테이퍼링 종료 이후 금리 인상까지 정책적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효용이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와 더불어 실업률 하향 조정, 물가 전망치 상향 조정 등도 연준의 일시적 인플레 입장이 약화됐음을 시장에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며 점도표 상향 조정도 유사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단, 경제지표 전망치와 점도표 상향은 시장이 이미 반영하고 있단 점에서 그보단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유의미한 입장 변화 표명과 조기 QT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을 선보일 경우 최근 가파른 플랫 흐름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을 사료된다”라고 덧붙였다.
우선 김 연구원은 이번 12월 FOMC에서 연준이 테이퍼링 가속화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건, 기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명목금리에서 실질금리를 뺀 값으로, 연준이 실질금리를 올릴 수 있다면 반대로 기대 인플레이션은 낮아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실질금리의 움직임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빠르게 혹은 느리게 인상할 수 있단 예상에 기반해서 움직인다. 테이퍼링을 가속화해 빨리 끝낸다면 기준금리 인상까지의 기간을 늘리게 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기대 인플레를 통제할 수 있는 여지도 더 커지게 되는 것이다.
연준이 테이퍼링을 넘어 QT를 시행할 가능성은 최근 미국채 장기물이 지나치게 하락하며 장단기 금리 차를 좁히는 커브 플래트닝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어서다. 장기물 명목금리는 실물경기의 성장성과 연동되는데, 낮아지면 경기의 악화가 전망된다는 의미다. 연준이 자산 매입 규모를 줄이는 테이퍼링을 넘어 자산 규모를 축소하는 QT를 실행한다면, 장기물을 상승시키거나 하락을 제한할 가능성도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