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제친 삼성··갤럭시맨 승진파티

by김정남 기자
2012.12.07 11:23:57

무선사업부 승진자, 그룹 전체 22% '쏠림'
애플·노키아 제친 공··신상필벌 원칙 재확인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그야말로 갤럭시 스마트폰 잔치였다. 올해 삼성그룹에서 연한보다 많게는 3년 먼저 승진한 인사자 4명 중 1명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소속이었다. 올해 승진한 이돈주 사장까지 더하면 무선사업부에만 무려 4명의 사장이 포진하게 됐다. 애플과 노키아를 제치는 등 천문학적인 성과를 올린 만큼 철저한 보상이 따르는 인사 원칙이 재확인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삼성에 따르면 2013년도 임원인사를 통해 삼성그룹 전체에서 2년 이상 대발탁을 포함한 발탁 승진자(74명) 중 22%가 삼성전자(005930) 무선사업부 소속이었다. 대발탁 승진 내정자에서 차지하는 무선사업부의 비중은 무려 29%였다. 발탁 인사는 기준 연한보다 1년에서 최대 3년까지 빨리 승진하는 삼성 특유의 인사 제도다. 1년 먼저 승진하면 발탁, 2년 이상이면 대발탁으로 불린다.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신임 사장. 삼성전자 제공.
사장단 인사에서도 무선사업부는 두드러졌다. 이돈주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이 올해 인사를 통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그는 지난 2009년부터 전략마케팅팀장으로서 갤럭시 스마트폰과 고락을 함께 했다. 신종균 사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갤럭시 성공의 1등 주역이다.

이 신임 사장의 승진으로 무선사업부에는 무려 4명의 사장이 일하게 됐다. 신종균 무선사업부장, 김재권 무선글로벌운영실장, 이철환 무선개발실장 등을 포함해서다. 사장은 통상 삼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혹은 삼성전자 사업부장급 위상을 가진다. 7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는 TV사업 담당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의 수장이 부사장이라는 점만 봐도, 무선사업부의 어마어마한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올해 또 다른 사장 승진자인 홍원표 미디어솔루션센터장 역시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무선사업부 소속이었다.

올해 무선사업부의 임원 승진자는 총 42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그룹 전체(485명)의 8.7% 수준으로 사업부 단위에서 가장 많은 승진자를 배출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계열사들 중에는 올해 무선사업부보다 많은 승진자를 낸 곳이 없다. 무선사업부를 포함한 삼성전자 완제품(DMC)부문의 승진자는 167명으로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그룹 전체의 34% 수준이다. 삼성전자 전체 승진자(226명) 중에서는 무려 74%였다. 게다가 직급이 높아질수록 더 두드러졌다. 삼성전자 DMC부문의 부사장 승진자는 그룹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6%였다. 전무(31%), 상무(34%) 승진자도 적지 않았다.



이 같은 대규모 승진 인사는 성과가 있는 곳에는 보상이 있다는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원칙이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2인자 이미지가 강했던 삼성 휴대폰은 올해를 기점으로 완전히 1인자로 올라섰다. ‘휴대폰 왕국’ 노키아를 누르더니 ‘혁신의 대명사’ 애플마저 제쳤다. 스마트폰 사업을 포함한 IM부문의 실적 비중은 삼성전자 전체의 70% 수준이었다.

이영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신임 부사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 관계자는 “무선사업부의 경우 개발·마케팅 등 핵심분야 책임자 전원을 대발탁 조치했다”고 했다. 눈에 띄는 인사는 1년 발탁 승진한 이영희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신임 부사장이다. 그는 유니레버, 로레알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로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적인 론칭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자랑스런 삼성인상’ 수상을 통해 승진한 김병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 개발담당 신임 부사장 역시 주목할 만하다. 그는 최초의 독자 롱텀에볼루션(LTE) 통합모뎀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개발한 공을 인정 받았다.

이외에 ▲하드웨어 개발 노태문 전무(부사장 승진) 1년 발탁 ▲소프트웨어 개발 김희덕 전무(부사장 승진) 1년 발탁 ▲기구개발 송현명 전무(부사장 승진) 1년 발탁 등 무선사업부의 핵심임원들도 1년 먼저 승진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올해 부사장 48명, 전무 102명, 상무 335명 등 총 485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전체 규모는 지난해(501명)보다 다소 줄었지만, 전무·부사장 등 고위 임원의 경우 예년 수준인 150명을 승진시켜 미래를 책임질 CEO 후보군을 두텁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