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항공운임 담합 제재 지연될 듯..내년께나

by하수정 기자
2007.08.09 10:08:22

"미국도 빨라야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
"국내 협의 입증에 상당한 시간 소요"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의 항공사 운임 담합 혐의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내년께나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대표적 항공사인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 대한항공은 미국 법무부로부터 3억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으며 아시아나항공은 조사대상에 포함된 상태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9일 항공사의 국제 카르텔 조사와 관련해 "우리나라 운임을 합의했다는 증거를 잡아야 하고 국내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입증해야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대한항공이 `플리바게닝`을 통해 벌금을 맞았지만 이에 대한 법원 승인이 1개월 이상 걸리고 나머지 업체들의 혐의도 입증해야하는 작업이 남아있어 미국의 조사도 빨라야 내년 상반기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조사도 남아있기 때문에 당장 결과가 나오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 진행 상황을 보면 3분기에 결과가 나오기는 어려우며 연내 도출될지도 불확실하다"며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일 미국 법무부가 조사하던 운임 담합에 대해 `플리바게닝`제도를 통해 유죄를 인정하고 3억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유죄협상제라고도 불리는 `플리바게닝`은 미리 유죄임을 인정하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형을 받게 되는 제도다.

미리 죄를 고백했는데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에게 부과된 벌금이 지난해 영업이익의 절반을 넘는 3억달러에 달하자, 항공업계는 미국 뿐 아니라 유럽연합(EU)과 우리나라 경쟁당국의 잇따른 철퇴를 앞두고 바짝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대한항공에 미국의 벌금이 부과되자마자 곧이어 3분기 중 공정위의 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공정위는 지난해 2월 EU, 미국의 경쟁당국과 함께 화물운임 등 국제 카르텔 혐의가 있는 항공사들에 대한 동시 현장조사에 나선바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루프트한자, 브리티시 에어라인, 에어 프랑스, SAS,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아메리칸 에어라인, 에어 캐나다, 폴라 에어카고, 캐세이 퍼시픽, 일본항공(JAL) 등 세계 유수의 16개 항공사가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